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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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작.

 

괜찮다라는 말의 무게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 지 물어보면 나는 조심스레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누구나에게 아픔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얘기한다. 나는 이에 반대한다. 상처는 가만히 두면 낫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낫기까지 다른 상처가 더 생기기도 한다. 어떤 상처는 때로는 더 아프더라도 약을 발라야하고, 왜 이런지 알아야하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끌렸다.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주위사람들에 의해 이야기 하며 상처가 낫는다는 것, 이 흐름이 참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너무도 순진해서 삶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일 거라 믿었다. 우리 자신에 관한 사실의 조각들을 맞추기만 하면 그럴듯한 하나의 형상이 완성될 거라고 생각했다.” -p.157

 

어린 시절의 우리가 다들 하는 생각이다. 삶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생겼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풀릴 거라고 오해하곤 한다. 그렇지 않음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주인공이 대견하기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알게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 나이에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어른이 되어서도 모를 수도 있다. 책을 통해 누구나 해볼 수 없는 이런 경험을 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예전에 세상을 이해하던 방식과 지금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르다. (중략) 지금은 모든 것에 울림이 있고 가시처럼, 종기처럼 도무지 떠날 줄 모른다.” -p.161

 

여러 사건이 거듭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뀐다. 아무렇지 않게 느꼈던 일들이 시리도록 아픈 날이 오고, 내 얘기처럼 들리는 날이 온다.

이 책의 내용을 빌려보자면 무지개 팔찌나 분홍색 삼각형 핀같은 이야기들. 한때의 나에겐 그저 예쁜 악세서리에 불과했지만 지금의 의미는 다르다. 그것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왜인지 모를 유대감이 들기도 한다. 내가 그들과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내 곁의 누군가가 그들과 같다는 이유만으로도 유대감이 느껴지곤 한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이야기, 내 곁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소설책보다는 에세이를 자주 읽는 사람 입장에서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조금 이야기의 순서가 뒤죽박죽인 듯 하지만 등장인물과 그 등장인물들의 시점을 잘 파악하면 오히려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그리고 생각이 많을때면 꺼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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