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술의 서
첸니노 첸니니 지음, 구자현 옮김, 츠지 시게루 외 편역 / 미진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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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술의 서_ 첸니노첸니니(미진사)

 

 

화가가 되기 위해서, 화가라면 꼭 알아야 할 첸니니가 말하는 회화술은 아주 상세하면서 정곡을 찌른다.

이 책의 첫 머리에서 그는 스승 아놀로에게 배운 대로, 적어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친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에 이르게 된다.

 

그저 물감 안료를 만드는 방식, 설명이 아니라 고귀한 영혼의 인도에 따라 미술이라는 이 기술을 추구하는 동기는 여러 가지라고 말하며 왜 이 기술을 추구하려하는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펜 드로잉을 할 때 어떻게 명암을 주며 시작하는지, 펜을 깎는 방법, 종이를 만드는 방법, 한가지 색의 물감을 가지고 여러 종류의 톤의 차이가 있는 색깔(물감)을 만드는 방법, 붓을 만들 때에는 어떤 동물의 털을 쓰면 좋고 무슨 차이가 있는지, 완벽한 인체가 가져야 할 척도, 밀가루 풀을 만드는 방법, 각인, 어교는 어떻게 녹이고 어디에 사용하나,돌에 붙이는 접착제는 어떻게 만들까 등 매우 사소한 것부터 매우 자세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스승과 같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치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그림을 그려나가지 못하겠다는 핑계는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정말 이렇게나 다 알려줘도 될까 싶은 내용들이 가득 담겨있다. 나만 알고 싶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은(꼽기 힘들정도로 모든 부분이 인상적이였지만)

연첨필로 그리다가 망치면 어떻게 고칠까

밤바지나지에는 뼛가루를 묻히든 묻히지 않든 간에 앞에서 알려 준대로 연첨필로 그릴 수 있다. 혹시 연첨필로 그린 흔적 일부를 지우고 싶다면 소량의 빵조각을 떼내어 그 부드러운 부분으로 문지르면 된다. 알려주었듯이 종이에는 잉크, 안료, 물감 조각 등에다가 결합체를 첨가해서 음영을 넣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간식중에 하나인 빵이 이렇게 쓰인다니.. 생각만 해도 고소한 향이 풍기고 얼른 따라 해보고 싶고 흥미롭지 않은가,

 

또 하나

 

얼굴에 본뜨기를 할 때 그 사람의 호흡을 유지하게 하는 방법

금세공사에게서 놋쇠나 은으로 된 관을 2자루 구한다. 이 관은 동글고 마치 나팔처럼 상부가 하부보다 굵으며 길이는 각각 약 1스판나, 굵기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에 가벼워야 한다. 하부의 끝은 콧구멍 크기와 완전히 같으면 안 되고 콧구멍에 꼭 맞게 들어가는 정도로 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굵기여야 한다. 관의 정중앙보다 더 위쪽에 많은 구멍을 뚫고 이 두 자루의 관을 서로 고정한다. 콧구멍에 끼워 넣을 관들의 끄트머리가 양쪽 콧구멍 사이와 같은 간격을 유지하게끔 특별히 신경을 쓴다.

 

본뜨기를 할 때 그 사람의 호흡을 어떻게 하면 유지하게 할지에 대해서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알려준다.

이처럼 마치 이 책은 엄청난 발명가의 실험실 노트, 마술사의 마법노트를 훔쳐보는 느낌이 드는 만큼 그동안 어느 곳에 물어보거나 인터넷 세상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아주 비밀스러운 스킬들을 이 입문서에서는 볼 수 있었다.

 

오래도록 두고두고 보며 현대의 변화하고 기계에 의존하며 사는 미디어 세상 속 현대적 방식과는 전혀 색다른 고전적인 방식을 음미하며 옛것에서 오는 앎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배우는 계기를 마련해준 멋진 책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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