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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평점 :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원작이며, 전미문학상 최종 후보작, 11개월 연속 뉴욕타임즈 베스크셀러외 여러 수상을 한
일리노이주 시서로의 멕시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시인이자 소설가 에리카 산체스의 작품이다.
“엄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해요, 죽고 싶어해서 미안해요. 나는 진짜 무례한 백인이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죽은 언니 올가를 둘러싼 훌리아의 갖가지 의문들을 시작으로
훌리아에게는 무관심한 아마 그리고 아파
올가에게는 해주지 못한 킨세녜라를 훌리아에게 강요하는 일
부모의 강요와 억압 그리고 압박을 받고 사는 훌리아와 정반대인듯한 친구 로레나
훌리아와 비슷한 처지의 후안 가브리엘
훌리아의 진가를 알아봐 주는 잉맨 선생님
억압된 훌리아의 해방차 코너
외출 금지당한 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일
멕시코에서의 요양
올가 언니의 상대 늙은 남자를 만난일
뉴욕대학에 합격한 일 등
소설 속 주인공 훌리아..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그 누구든 어린 나이에 훌리아와 같이 수많은 사건 속 해결되지 않고 그 누구도 진실을 알려주려 하지 않으며 점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알 수 없는 일들을 겪음에 제정신으로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
아마 본인은 소설 속에 들어가 훌리아를 만나게 된다면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훌리아의 아마 그리고 아파의 그런 집착과 감시는 물론 숨 막히도록 간섭하고, 집 밖에 나가는 것, 외박 등 사사건건 모든 걸 CCTV처럼 감시하는 행동들이 이해가 안 갔었다. 마치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지켜보다가 수틀리면 바로 총을 겨누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배경을 알게 된다면 과한듯한 행동과 생각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멕시코 이민자의 훌리아 가족..
아직도 멕시코의 상황은 내전 상황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멕시코 정부가 군대까지 투입해가며 마약 조직들과 싸우고 있는 상태, 멕시코에서는 경찰서가 마약조직에 테러를 당하는가 하면, 마약과의 전쟁을 주도한 시장이 대낮에 공공연히 총격으로 살해당하고, 시골 곳곳에서 마약농장이 발견되며, 마약 조직을 비판한 언론인과 판검사 및 정치인들이 무참히 마약조직에게 살해당하고, 거리에서 마약 조직의 잔인한 살인 현장이 종종 발견되어, 한 해 총격전으로 인한 사상자가 만명이 넘어갈 정도로, 모든게 엉망이라고 하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멕시코에서의 마약사건..그리고
미국으로 불법 이민을 가는 멕시코 사람들,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인한 멕시코인들의 빈곤문제..그렇다고 해서 불법이민자들을 위한 뚜렷한 정책 하나 없는 비관적인 모습을 포함하여 두 나라의 극단적인 경제수준, 멕시코와 다른 나라의 희생을 통해서 유지되는 미국의 경제상황 등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보면 왜 홀리아 가족이 훌리아에게 그토록 조심하고 또 조심시키는지 이해가 된다.
다만 어린 나이의 훌리아가 이 모든 사실을 포함하여 진실을 감당하기엔 많이 버거웠을 터..
난 훌리아가 언니의 죽음 이후 무너진 것이 아닌 비로소 진짜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성장통과 같은 여정 속을 거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알게 되었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중간에 쓰라린 상처가 나기도 하며 여러 방황도 하지만 결국 그의 상처는 아물어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희미해져 가는 아픈 시간까지 다 훌리아를 더 성숙해진 진정한 “어른”으로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