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 문학×커피 더 깊고 진한 일상의 맛
권영민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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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말의 젊은이들이 감당해야 했던 시대의 암울이 묻어나기 때문에 노래 <커피 한잔>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애잔하고 말하며 다시 커피 한잔을 들고 자신의 촌스러운 커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로 시작되는 저자 권영민 에세이 <커피 한잔>.

 

[커피의 매혹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독자들과 함께라면 두 잔의 진한 커피도 사양하지 않겠다.]

 

1

커피라는 단어는 언제쯤 생겨났을까?, 산천초목의 등장하는 커피 한잔의 유혹,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기술된 커피의 역사, 바흐의 커피 칸타타, 루왁 커피, “Hora de cafezinho” = 카페지뉴, 코나 커피 등 <커피의 문화>

 

2

김기림의 작품 커피잔을 들고와 도시 풍경,

1920년대 후반 서울 거리에 다방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휴게 공간이 대중을 상대로 열게 된 다방 제비의 이야기,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속 낙랑 파라, 난초 향기 그윽한 집이라는 방란장의 예술가들, 다방 아모네의 마담, 특별한 공간 다방 밀다원, 공초 오상순과 청동 다방 등 <문학 속의 커피>

 

3

정지용의 초기 시 가운데 작품 카페 프란스, 가장 오래된 카페인 이탈리아 로마의 카페 그레코 그리고 그들에게 닥친 분쟁, 소설가 이상의 실화속 카페 NOVA,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 소설가 이상의 동경속의 긴자의 카페 파울리스타, 카페 꽃 도둑, 대학로의 학림다방, 고향마을 다방 은하수 그리고 이상의 집까지 <커피의 공간, 카페>

 

이 책 속에는 커피와 문학이라는 이름 아래에 커피의 역사 그리고 문학뿐만 아니라 보다 더 깊고 진한 일상 속 우리의 기호 식품인 커피를 더욱 소중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명분이 가득 담겨 있다.

 

평소에 물 대신 커피를 마실 정도로 자주 마시고 만들면서 커피 타임을 즐기곤 하는데, 문학작품 속의 커피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경험하게 되었던 것 같다.

좋아하고 흥미를 갖고 있는 커피와 문학작품 속 나타나는 커피이야기는 공통된 관심사 탓인지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책 속의 커피 이야기에 점점 더 빠져 들어있고

여러 소설과 시에 등장하는 커피 한잔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고 어떤 기쁨과 설렘 그리고 떨림을 가져다줬는지 생생하게 느껴지고 상상 돼서 좋았다.

 

(또한, 커피를 그렇게 좋아함에도 커피의 역사를 몰랐던 나를 발견...)

 

 

_ 마담은 자기를 연모하면서도 말도 못하고 있는 전문학교 학생을 딱하게 봤지만 알고 보니 마담이 서 있던 카운터 벽에 자신이 연모한 교수 부인의 모습을 닮은 모나리자 그림이 붙어있던걸 본 거였으며 부인에 대한 사랑의 아픈 감정을 달래기 위해 온 다방에서 <미완성 교향곡>을 다시 들으며 발작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인상 깊게 다가온 다방 아네모네의 마담 이야기, 그리고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학림다방도 책 속에서 만나게 되어서 내심 반가웠다.

 

로마에 가게 된다면 꼭 들르고 싶은 존귀한 장식과 예술품을 그대로 품은 채 이 공간을 차지했던 예술가들의 자취를 전해주고 있는 멋진 카페 그레코도 가보고 싶어졌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선사하는 커피 한잔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만나고 난 후에는 책 속에서 풍기는 진한 커피의 향이 가시지 않아 더욱 커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커피 한 모금을 놓치지 않고 있는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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