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초상 - 세상의 틀을 깨고 삶에 영감을 주는 여성 예술가들과의 대화
휴고 우에르타 마린 지음, 정지현 옮김 / 앤의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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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며 세상을 만드는데 이바지한 선구적인 예술가들의 초상을 예술, 아름다움, 욕망, 고통, 성공, 반복, 노출, 명성, 수치심, 죽음, , 혐오, 매력, 반항, 영성 인종, 유산, 성별, 종교를 가지고 풀어낸 25인의 예술가의 인터뷰가 가감 없이 담겨 있다.

 

휴고 우에르타 마린이라는 예술가가 직접 만난 행위 예술가, 배우, 가수, 작곡가, 패션 디자이너, 영화감독, 비주얼 아티스트, 설치 미술가, 비디오 작가, 미니멀리즘 조각가, 사진작가, 싱어송라이터, 개념 미술가까지

 

두 예술가가 나누는 대화는 솔직하고 진지하며 때로는 냉철함까지 느껴졌다.

 

여느 기사의 짧은 인터뷰와는 조금 다르다고 느낀 부분이 많았는데 특히나 질문에서부터 깊이 있는 대답을 우러나오게끔 유도하는 질문을 던진 부분도 이 대화(인터뷰)에 중요한 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다.

 

<MARINA ABRAMOVIC>

HHM: 죽음이 두려운가요?

 

MA: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저는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두려움에 대해 거의 매일 생각한답니다. 이렇게 션 켈리 갤러리에 앉아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비행기에 타고 있을 때 난기류가 심하거나 기상 악화 상황이 발생한다면 분명히 죽음이 두렵겠지요. 통제할 수 없는 본능이죠. 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하루하루 죽음에 더 가까워 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요. 그러면 삶에 더 감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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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LAN>

HHM: 당신은 신체의 미학을 살펴보는 데 깊이 헌신하는 예술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움의 개념에 대한 질문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움이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ORLAN: 아름다움은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의 문제이지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지정한 기준은 일시적으로만, 일정한 장소에서만 유효합니다.

 

같은 질문에서도 그들은 각자 다른 철학, 인생관, 깊은 사고를 통한 답변을 한다.

 

그들의 대화내용을 읽다 보면 그들의 작품이나 예술 속 서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해도 어떤 사고와 인생관, 가치관 등을 가지고 있고 작품을 이어나가고, 활동하는지 알게 된다.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의 솔직한 반응을 듣고 만나고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예술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어떻다고 단정 짓거나 정의를 내리고 싶지 않은 책, 관심을 두고 계속해서 곱씹으며 읽고 싶은 책이 아닐까 싶다.

몇 자의 글로 대신하기에는 이 책을 묘사하고 무게감(깊이감)에 알맞은 표현이 없는 것 같은 가치 있는 책.

 

색색깔의 여러 종이나 개성 넘치는 각기 다른 다양한 작품들처럼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태도, 개성, 영향과 에너지까지 글을 통해 책으로 들어가서 동시대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인 그들의 세상과 이야기를 듣고 또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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