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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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아름다운 빛 속에서 삶, 공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세월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아로새겨지는 건축을 꿈꾸는 김종진 작가님의 빛을 향한 건축 순례는 헛간의 문을 열며 시작된다. 

작가는 

1. 바다나 멋진 경치가 보이는 대지보다 숲 속의 안온한 장소에 위치한, 좁은 돌 틈으로 들어오는 희미하고 은은한 빛과 내면의 깊은 곳에서 영혼의 샘물을 발견하며 열린 영성의 건축 속 침묵의 빛을 가진 르 토르네 수도원과 예배당 


2. 감각, 지각, 상상을 통해 발견해가는 심리적이고 미학적인 미로의 끝, 열린 결말 속에서 오감으로 체험하는 현상의 미롤르를 닮은 파빌리온 내부 공간, 예술의 빛을 가진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3. 감각의 몰입 속에서 자아라는 개념은 흩어지고 결국 빛나고 어둑한 내면의 공간을 여행하게 만드는 치유의 빛을 가진 테르메 발스 온천장


4. 이면에 자리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땅과 자연과 문화에 대한 사랑, 침묵과 평온을 통해 다가가고자 하는 내면 깊은 세계 속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빛을 가진 길라르디 주택

 

5. 세심하고 사려 깊게 디자인한 부드러운 변화를 주는 나선 계단, 하늘로 향하는 중정, 빛과 사람을 마주하는 열람대, 가구에서부터 실내 공간, 건축 구조까지 하나로 통합하여 봉헌으로서의 지혜의 빛을 가진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도서관


6.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인 감정, 그리고 의식 속 기억, 무의식 속 기억, 아래층 위의 켜켜이 쌓여있는 기억들 속 기억의 빛을 가진 911 메모리얼

 

7. 건축을 통해 공간을 살아 있게 만들고, 하나의 생명체가 되길 원하는 침묵의 공간 속 구원의 빛을 가진 마멜리스 수도원


8. 신비로운 빛의 공간을 내부에 품은 닫힌 외관, 또한, 마지막 가는 길에서 죽은 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산 자에게 슬픔의 위로와 상실의 극복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장소이자 안식의 빛을 가진 우드랜드 공원묘지를 만난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그 누구든 외면이 아닌 내면세계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공간을 방문하거나 건축 여행기에 관한 책이 아니다.

순례, 사유, 성찰을 책 속의 글을 통해서 경험하게 된다. 본질적으로 내면의 세계에 들어가 마주한 자신과 깊이 생각하게 되며,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이곳의 공간과 공간속 의 빛을 느끼고 상상하게 된다. 

글을 읽다 보면 이곳의 공기는 어떨까?, 책 속의 공간을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빛과 감정을 느끼게 될까? 생각이 든다. 

북적북적한 도시와는 다른 세계와 같이 고요하고, 때로는 암흑같이 깜깜하고... 온전히 공간과 빛, 그리고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책 속에 담겨있다.

펜데믹의 생활 속에 먼 길을 떠나지 않아도 가까이서 “ 그림자의 위로”라는 책 한권으로 이미 다른 빛, 다른 감정, 다른 공기를 자아내는 각기 다른 숨을 가진 다양한 공간의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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