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정치사상사연구
마루야마마사오 / 통나무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96년 사망한 일본 학계의 거성 마루야마 마사오의 대표작 '켄큐'를 읽었다. 25세의 나이에 이정도의 스칼라십을 보여준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규우 소라이라는 도쿠가와 시대의 한 유학자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일본근대 정치사상의 태두를 당시의 역사적인 상황과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그 방법론으로 독일의 사회과학방법론을 접합시킨 그의 글을 일본을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세 일본에서 유교 특히 주자학이 위치와 그것이 전국시대의 불안을 마감하고 막부체제의 안정화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가 에서 부터 시작해서 이후 출현한 코쿠가쿠와 소라이카쿠(소라이학)등의 주자학적 패러다임을 내부로 부터 무너뜨리고 우리가 근대적 정신이라고 말할수 있는 사상을 출현하고 받아들이는데 기초가 될 수 있었던 근세 일본의 사상들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고, 각각의 사상들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서술해놓은 수작이다.
작위와 부작위 등의 개념을 포함한 생소하지만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용어들을 배울 수 있고, 영어판 서문에서 저자 마루야마가 썼듯이 그가 '켄큐'를 쓰던 파시즘적 일본의 상황에 나름대로 대응하고자 했던 지식인으로서의 마루야마의 고뇌가 엿보이는 책이기도 하고, 본문을 읽기에 앞서 도올 김용옥이 쓴 '해제'역시 꼭 한번 읽고 넘어가야할 글들이다. 일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실 분들은 겁내지 마시고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솔직히 나도 책 구입한지 2년만이 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