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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 삶의 완성으로서의 좋은 죽음을 말하는 죽음학 수업
박중철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4월
평점 :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제목에 이끌려서이다.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참 강렬한 문구이지 않은가.
사실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입에 꺼내기 힘든 주제이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애써 잊고 살아가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이 책을 쓴 박중철 작가는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호스피스 의사이다.
생명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장은
아프리카 오지나 재난지역 뿐만 아닌
대한민국 병원도 해당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특히 생명에 맹목적 집착이 만들어 낸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대한 깊은 회의를 갖게 된다.
그런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의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인문사회의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20년 동안 의사로 살면서 겪은
왜곡된 의학적 생명관을 비판하며
인문사회적 사유를 통해 질병과 건강의 의미
그리고 삶의 이유와 가치를 탐구하고 있다.
나는 죽음에 관심이 많다.
아니지, 남의 죽음이 아니라
나의 죽음에 대해서 말이다.
어릴때부터 몸이 약하기도 했고
진짜 억울하게도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다반사라 가족들도
지금은 병원이라면 지긋지긋해하니깐.
사실 가족들보다 본인만 하겠냐만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에서도
나 스스로 다른사람들보다는
죽음에 가깝다 느끼며 살아온 사람이라
게다가 요양병원에서 일했을때
맞이하게 되는 죽음들에 대한 상황에서
느꼈던 생각들과 감정들.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젊으면서 가족들에게
뭐 이런 얘기까지 하냐고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상태일 때를
대비해 나의 죽음에 대해 선택하고 싶어서다.
생명유지장치를 써야 될 상황에서 어떻게해야되는지
혹시나 죄책감을 가지게 될 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는 지긋지긋하게 아픈게 싫다.
아무것도 못하는 무력감도 싫고
숨만 이어가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싶지도 않다.
수많은 바늘과 목숨을 이어갈 약품과
기계에 숨쉬는 걸 의지하고
삽관에 고통스러워 하며
서서히 죽음만 기다리는 삶을 선택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데 현실에서는 우리는 죽음에 대해
선택을 하기 힘든 현실에 있다.
일단 생명유지 장치를 달면 뗄 수가 없다.
유지비용에 병원비가 어마어마하며
가족들의 삶까지 바닥으로 내려앉힌다.
생명유지 장치를 하지 않았을때
가족의 목숨을 그냥 포기하는 것 같은
죄책감과 괜한 욕심으로 환자만 고통스럽게 하는지
아닌지 현실에서 고통스럽다.
10년간 식물인간인 딸을 간병해온 아버지가
자신의 손으로 딸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내서
결국 감옥에 갔다.
감당안되는 부채와 10년간 생각했을 고민들.
감옥에 간 아버지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법도 제도도
너무 가혹한 것 같다.
제일 좋은 죽음은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지만은
의료진을 집으로 부른다거나 간병하기 위한
재력과 시간이 풍족하지 못하다면
결국에는 병원에서 의료진 사이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죽음을 선택할 수도 없다.
외국처럼 안락사라든지
죽음에 대한 존중에 대한 개념자체가 아직 확립되지
않아서 법도 부족하고 인식도 부족하다.
사실 죽음이라는 생명윤리를 따지자면
누가 맞다 아니다를 선택할 수 있을까?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일단 살리는게
우선인 의료 현실에서 정말 우리에게
친절하지 못한 죽음만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평소에 느꼈던 것들도 있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니깐 말이다.
좀 더 많은 호스피스 병원과
제도적 개선과 법들도 수정되어야 된다고
생각도 들었다.
살아있다는 게 무엇인가.
영양제와 물로 목숨만 유지한채
고통스로운 상황에 죽기만을 바라는 삶이
과연 내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책을 보다보면 죽음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의학이 발달하고 기대수명이 늘었다.
60세 정도부터 여러 질병으로 몸이 아프기
시작할테니 앞으로 15년이나 20년 사이에
누구나 이런 죽음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쩔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어떤 자세로 맞이해야하는지
나는 어떤 죽음을 원하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내가 원하는 죽음이 존중받는 세상을 원한다.
혹시라도 나의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