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을 거둔 일 등도 그다지 평가되지 않는다. 악의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행동들이었으니까. 공노비의 해방 같은 그녀의 개혁적 조치들은 단지 민심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치부된다. 그렇게 완벽한 영웅에 완벽한 안티 영웅이 만들어졌다.
친정 초의 순조는 강단 있고 똑똑했으며 부지런했다. 중반 즈음에 이르러서는 부지런하긴 했는데 뭔가 핵심에서 빗겨선 모습이었다. 후반에는 병으로 고생했고,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시키는 등 정치일선에서 가능한 한 물러서고자 했다는 정도 외에 순조의 모습을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순조실록》 후반의 기록이 극히 부실하기 때문이다. 왕이 앞장서서무언가 정책 목표를 제시하여 논의를 시킨다거나 하면 《실록》의 특성상 기록되지 않았을것 같지 않다. 기록의 부실은 대부분의 결정이 비변사에서 이루어졌고, 왕은 의례적으로 신하들을 불러 보고 추인하는 정도의 역할을 했을 뿐임을 의미한다 하겠다.
다음 권은 헌종과 철종의 실록인데, 《순조실록》의 후반 기록보다 더 부실한 형편이다. 그만큼 세도정치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방증일 텐데, 어쨌거나 기록이 부실하니 《실록》을 토대로 만화를 구성해야 하는 필자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