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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오브 스토리 1 - 상 -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
크리스 콜퍼 지음, 김아림 옮김 / 꿈결 / 2017년 5월
평점 :
(랜드 오브 스토리 1- 상, 하 편을 모두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드디어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랜드 오브 스토리’를 읽게 되었다. 사실 원서로 사서 읽을까 말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꿈결 출판사에서 번역해서 낸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고두고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다. 어른이라면 동심을 추억하면서, 아이들이라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마 원서로 사서 읽는데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렸어도 ‘랜드 오브 스토리’를 읽은 것을 후회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또 분명 책꽂이에 꽂아놓고 여러 번 읽을 것 같다. 곱씹으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글리에 나온 크리스 콜퍼가 쓴 책이라고 해서였다. 작가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상상해왔던 내용이라 했는데 책을 읽어보면 정말 그 말이 진실이라는 게 느껴진다. 문장마다, 단어마다 작가의 애정이나 가치관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 세상에 대해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었는지 그 진심이 오롯이 느껴진다. 작가가 좋아서, 진심으로 썼기 때문에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또 책에 관심이 간 이유는 이 책이 동화 비틀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돌아온 피터팬’,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등과 같은 책을 읽고 동화 비틀기를 한 책들이 재밌다고 생각했었다. 특히 이 책은 크리스 콜퍼의 상상을 바탕으로 모두가 동화를 다시 읽게 해주었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다. 책 내지에 있는 C.S. 루이스의 “언젠가 여러분이 나이가 들면 동화를 다시 꺼내 읽게 될 것이다.”가 바로 그 얘기겠지 싶다. 크리스 콜퍼의 동화 비틀기, ‘랜드 오브 스토리’는 정말로 동화를 다시 꺼내 읽게 한다.
‘랜드 오브 스토리’의 첫 번째 권인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은 우리를 ‘랜드 오브 스토리’, 즉 이야기의 땅으로 안내한다. 우리는 쌍둥이의 모험을 따라 동화 속을 둘러보고, 동화 속 주인공들을 만나고, 동화 속 악당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가운데 지금 세상의 모습과 동화 속 세상의 모습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책을 떠나서 나의 현재와도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여러 번 곱씹으면서 읽게 된다. 뭔가 끄덕이면서 수긍하게 하는 부분도 있고,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면서 다르게 생각하도록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마음에 울리는 문장이 있다. “네가 모르는 것이 세상에는 아주 많단다.” 프롤로그에서 사악한 여왕이 하는 말이다. 왠지 ‘하늘과 땅 사이에는 정말 많은 게 있지.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크리스 콜퍼의 ‘랜드 오브 스토리’를 읽고 사악한 여왕이 말한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다시금 궁금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들도 떠오르면서 내가 모르는 수많은 것들을 궁금해 하던 그때도 그리워졌다. “왜? 왜 이런 일이 있었지? 도대체 왜? 무슨 일이 중간에 있었지?”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던 그때 말이다.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아마 도서관 책꽂이에서 발견해서 한달음에 읽어나갔을 것 같다. 지금보다 더 동화 속에 빠져서, 쌍둥이의 옆에서 모험을 하며 이야기의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이야기들을 읽었을 것 같다. 그리고 2권, 3권, 4권… 계속 찾아 읽으면서 이야기가 끝나도 나는 여전히 ‘랜드 오브 스토리’에 남아있었을 것이다.
"요정이 근처에 날아다니면서 소원을 들어준다든지 오거가 달려와 잡아먹으려 한다든지 하는 생활이 놀랍거나 겁이 난 적 없으세요?"..."사람 사는 세상은 다 예상치 못하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상처를 받고 다치거나 하는 것 아니겠니?"
알렉스는 아기가 이곳이 어디인지, 자기가 누구인지 알까 생각해 보았다.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렇게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기는 알까? 자기가 앞으로 이야기의 땅 속 한 왕국의 여왕이 되리라는 사실은 알까? 그때 아기가 하품을 했다. 아마도 이 아기는 모든 것을 알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지쳤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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