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에 작가는 자신의 작가적 본능이 인간성의 기이한 특성들에 너무몰두하는 나머지 때로 도덕 의식까지 마비됨을 깨닫고 당혹스런 기분을 느끼는 때가 있다. 악을 관조하면서 예술적 만족감을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약간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정직한 작가라면, 특정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느끼기보다 그 행위의 동기를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렬하다는 것을 고백할 것이다. 작가는 논리를 갖춘 철저한 악한을 창조해 놓고 그 악한에게 매혹당한다. 비록 그것이 법과 질서를 능멸하는 일이 될지라도 그렇다. 셰익스피어도 이아고를 고안해 냈을 때, 달빛과 상상의 실을 엮어 짜 데스데모나를 상상해 냈을 때는 결코 느끼지못했던 감흥을 느꼈을 것이다. 작가는 악당을 만들어내면서되면 감각도 무뎌지게 마련이지만 그러기 전까지왜 나를 따라왔을까 궁금했다. - P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