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프리드리히 니체 / 책향기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니체의 철학은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발견에서 출발한다. 그런 발견은 마치 뉴튼의 발견과도 비슷한 형식이다. 뉴튼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이미 명백하게 존재하고 있는 현상이었으며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었다. 니체의 발견도 이미 존재하는 것은 발견에 불과한 것이지만 그의 발견은 만유인력의 법칙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후의 철학에 많은 영향-예를 들면 실존철학-을 주게된다. 그렇다면 니체가 괴로웠던 그의 인생을 살면서 찾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가벼운 사람들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신 부정론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말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천년간의 중세가 끝나고 근세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신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필요로 했다. 신이 아닌 인간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간은 이제 누구에 의해서 규정지어지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게 되었다. 따라서 고정된 진리, 관습, 규범보다 내가 처한 상황, 느낌, 의지가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이 되었다.
니체는 그러한 인간의 역동성을 '권력에의 의지'란 말로 표현하고 있다. 신이 만들어 놓은 진리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기 가치 설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신에 의해서 정해진 진리는 고정되고 안정된 것이어서 그 자체로는 발전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진리와는 다른 '예술'을 언급하면서 최고의 가치로운 것으로 규정한다. 왜냐하면 예술을 인간의 생각과 인간의 의지와 실천이 포함된 결정체인 것이다. 가장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만이 추구되어지는 세상이 니체가 꿈꾸는 세상이다. 가장 인간적이라는 말은 인간을 넘어선다는 말이다. 그런 생각은 초인철학으로 이어지게 된다.

니체는 초인을 근세적 인간타입으로 생각한다. 초인은 인간이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이다. 신이 죽은 이상 인간이 나아가야 할 목표는 초인이며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존재라고 하였다. 초인은 지성보다도 본능, 합리보다도 의리, 이성보다는 정열을 존중하는 의지의 인간이다. 니체는 이후로 실존철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 책을 읽으면 까뮈의 소설에 등장하는 뫼르소가 머리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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