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카뮈'의 소설 <이방인>은 그것이 비록 소설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실존철학이 스며있는 思想的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이 책은 1942년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본 이후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또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일상에 젖어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이방인』의 외로운 주인공 '뫼르소'는 이 시대의 가장 솔직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함이란 거짓이 없다는 말이다. 그는 자신의 부조리에 대해 아름다운 언어로 치장할 줄 모르며, 자신의 생명을 구걸하기 위해서 변명이나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룬 바로 그 다음날 해수욕을 하고, 여자와 관계를 갖고, 극장에 가서 희극 영화를 보는 '뫼르소'를 통해서 '카뮈'는 사회란 개인에게 실제로는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는 것과 인간 관계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말해주고 있다.
'뫼르소'는 자기 친구를 단도로 찔러 상처를 입힌 한 아랍인을 살해하게 된다.

그러나 '카뮈'가 그의 소설에서 이 살인사건에 관해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다. '카뮈'가 말하는 '뫼르소'의 살해동기는 햇빛의 강렬함을 이기지 못한 이유이다. 즉, 그 아랍인이 나의 친구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지나간 원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나에게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빛이라는 것이다. '뫼르소'에게 유일하게 무한까지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현재 지금'의 '나' 라는 존재이다. 그에게 있어서 어제나 내일이라는 시간 개념,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그의 思考안에서나 가능한- 공간의 확장같은 행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카뮈'는 이 소설을 통해서 '분리'의 아름다움과 가치로움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에게는 각각이 확보할 수 있는 영혼의 영역이 존재한다. '뫼르소'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영혼의 영역에 대한 분리를 인정하지 못한다. 아니 느끼지 못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인과율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모든 현상에 대해서 원인과 결과를 따지고 延長의 속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모든 것들은 관계를 맺고 있고 설사 누군가 진실을 말하려한다면 그것의 본질-基源이 아닌 실체로서의 본질-을 밝히려고 하지 않고 그것에 관련된 副次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들에 집착한다.

'뫼르소'는 죄인이다. 하지만 그의 영혼은 그를 죄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카뮈'는 자신의 어머니가 죽어도 별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뫼르소'에 빗대어, 자신이 아끼던 개를 잃고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살라마노' 영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카뮈'가 날카로운 눈으로 현실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관습보다 더 중요하고 진정으로 실체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뿐인 자기 내면의 표출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카뮈'의 실존철학은 이와 같은 솔직한 '자기 표출'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 약간의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다. '뫼르소'는 포장과 꾸밈을 싫어한다. 그에 反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관계들 속에서 얼마나 많은 얼굴들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도 '뫼르소'와는 다른 의미에서 죄인인 것이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ㅎㅎ 2008-12-0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