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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 상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1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 아들, 그리고 손자에게 이어져 내려온 경관의 피...
경관이 하는 일에는 회색지대란 없다. 약간의 정의, 약간의 악행 이런 일은 없다. 경관은 흑과 백 어느쪽도 아닌 경계위에 서있다. 만약 어리석은 짓을 하면 검은쪽에 서게된다...
흑과 백의 경계에 선 경관들은 녹록한 봉급과 힘든 업무 스트레스에 유혹에 빠지기 쉽다. 범법자들과 결탁해 뇌물을 받는 경찰, 할달량을 채우기 위해 범법자들의 정보를 이용하고 그들의 범죄를 눈감아 주는 경찰...시민들의 지탄과 비난을 받는 타락한 경찰의 모습이다.
하지만 다음 경우는 어떤가?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자가 있다. 그의 부인에게 연민을 느낀 이웃의 노인은 술취한 남자의 머리에 송곳을 찔러 살해한다. 노인의 범행을 눈치챈 경관은 살해도구를 감추고 노인의 죄를 눈감아준다...이해가 되긴 하지만 이때 우리가 판단하는 경관의 위치는 백일까,흑일까?
이 책은 시대상황에 따라 변하는 일본사회의 범죄와 경찰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특히 60-70년대의 일본 사회주의자들의 투쟁과 일본경찰의 대응이 인상깊다. 삼대에 걸친 미스터리는 손자에게 경관으로써의 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고, 손자는 흑과 백의 경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할아버지가 경관일 때 사용한 호루라기를 가슴에 달게 된다.
워낙 이야기가 재밌있고 탄탄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추리소설이기보다는 가족소설에 가깝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