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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의 감각 - 쉽게 실망하고 체념하는 시대 나를 온전히 믿어주는 힘
김지용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띠지에 있는 저 멘트 한줄에서 시작된다.
지금의 ' Love yourself ' 는 잘못됐다!..라니.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인 것같은 요즘 분위기에 대전제를 부정하다니,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 걸까...?
게다가 저자는 <뇌부자들>의 정신과의사 김지용이다.
제목<기대의 감각>에서 기대는 나에 대한 세상의 기대..뭐 그런건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감각적인 표지를 넘기며 책 내용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김지용 작가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풀어가고 있어서 무거운 정신의학과 이론을 풀어가며 접근하는 여타의 정신심리학책보다는 훨씬 쉽고 술술 읽혀 내려간다.
특히나 의사가 되었다고 하면 너무나 모범적이고 반듯한 삶을 살아왔을꺼라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김지용쌤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다소 비모범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고백같은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불러온다.
만화책을, 게임을 이렇게 좋아해도 의사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느새 의사라는 배경을 자연스럽게 인생의 승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승리와 패배의 이분법적 사고로 삶을 바라보는 것은 미성숙한 심리다.오랫동안 '노오력'만 외치며 자기 착취형 불안에 시달려 온 우리 사회의 정신세계는 성숙해질 여력이 없었나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미성숙한 심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며 책을 천천히 읽어본다.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뭐든 열심히 해야지, 만화책을 보고 게임할 시간이 어딨어...?! 라는 생각은 불안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안은 코로나로 인해 변화되긴 했지만
한번 켜진 생존불안을 쉽사리 꺼지지 않는 것이다.
뭔가 결과를 내고 위대한 성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결과가 없다고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고 실패한 삶은 아니라고 저자는 담담히 위로해주고 있다.
그저 버티는 것만으로도
못지않는 멋진 삶이라는 것이다.
책에는 대중가요, 드라마, 만화 등 친숙한 많은 장르가 소개되며 그 대중문화가 사랑받게 된 이유를 우리의 마음에 투영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에 대한 이야기가 꽤 길게 나오는데, 너무 공감갔다.
나도 작년에 이 노래가 이슈가 되면서 꽤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가삿말이 이쁘고 위로가 되는 곡이라고나 할까..?
이노래가 역주행하게 된 이유는 수능응원곡으로 많이 듣게 되서부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학교교실은 '함께'보다는 '경쟁'을 먼저 배우고 이에 따라 우리 아이들은 '불안'이 심해지고,
이는 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이 노래가 위로가 되었다니니, 더욱 노래가 짠하게 들린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눈부시니까 - 황가람<나는 반딧불>
별인줄 알았지만 결국 개똥벌레였음을 알게되어 외로운 상황을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가삿말에 많은 이들을 외롭지 않게 해준 가사를 꼽씹으며 노래를 들어본다.
우리모두 정말 소중하고 빛나는 존재지만,
동시에 매우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성적 고민, 친구 동료 등의 인간 관계 고민 등등이 매우 작은 문제임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런 작은 고민에 자살까지 선택하는 어리석은 선택은 피하자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드라마이야기다.
주인공 황동만은 내현적 자기애(겉으로는 겸손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지만, 내면에는 과대한 자기상을 가진 상태)의 표본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생드라마로 손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작가님도 이 드라마가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며 꽤나 많이 언급하셔서 이 책을 다 읽을때쯤에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래서 '반드시 인정받아야 한다는 갈망', 나르시시스트의 두 핵심 심리가 황도안을 지배하는 와중에
결국애는 황동만을 둘러싼 '유대와 연결' 그를 구해준다고 설명한다.
우리 모두는 나약하기에 서로서로의 유대가 절실한 것이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에도 해당하는 'Love yourself'는 BTS의 앨범주제라고 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어렵다, 심지어 월드스타인 BTS 조차.
하지만 나의 좋은 모습 뿐 아니라 미운 모습, 어두운 모습까지 모두 나 자신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때 그런 하나하나의 점이 선이 되듯,
내 삶을 밝혀주는 별자리가 되어간다.
타인의 평가로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내마음에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세상일은 내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상황속에서도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태도 뿐이다.
'그래도 용기가 안나요...' 라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그래도 어쩌겠냐, 파이팅해야지..'라는 무심한 위로를 전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 그래도 어쩌겠어. 파이팅해야지.
그럼에도 해야지.
강박적인 'Love yourself'가 틀렸다고 그만두는 게 아닌, 나를 가꾸며 동시에 타인을 사랑해보자고 다독여 준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내 옆에 좋은 사람들을 두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연결의 시작이 필요한 법이니 나를 가꾸며 남도 사랑해보자!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해 우울한 당신에게,
나르시시즘에 빠진 동료땜에 힘든 당신에게,
이 책< 기대의 감각>은 위로와 깨달음을 동시에 줄 것이니 가볍게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가독성 좋으니 요즘같이 바람 살랑이는 가을 초입에 독서하는 제격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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