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미니북)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미니북 (한글판)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허승진 옮김 / 더클래식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 앞에 놓인 사람들은 운명으로 인해 더 이상 자신의 자의와 행동만으로는 풀 수 없는 것들을 마주한다. 이런 사랑 앞에 놓인 베르테르는 자신의 사랑이 그런 운명의 힘에 파묻혀 잊히는 것이 아닌, 권총을 들고 다른 누군가는 발을 떼기 힘든 순간,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곳은 마치 미래와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거대하고 불확실한 것이 조용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 말이네. 그속에서는 우리의 감정도 우리의 눈도 모두 흐릿해진다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끝없이 동경할 수밖에 없는 것이네. 스스로를 내버리고 단 하나의 위대한 감격에만 충실하고 싶어지는 간절한 열망 말일세.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 멀기만 하던 ‘그곳‘이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되어 버리는 순간, 모든 것은 원점으로 되돌아 간다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여전히 결핍 속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우리의 영혼은 사라져 버린 동경의 대상을 계속해서 갈구하며 시달리게 되는 게 아닐까.

내 마음만이 나의 유일한 자랑이고. 모든 힘과 모든 행복, 그리고 모든 불행의 근원일세. 아, 내가 아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으니 내가 유일하게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이 마음뿐이라네.

인간관계가 이토록 냉정하고,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하면 나는 가끔 내 가슴을 찢어 버리고 나의 뇌를 칼로 찌르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네. 아아! 사랑도, 기쁨도, 우정과 즐거움도 내가 먼저 남에게 베풀지 않는다면, 상대방도 그것들을 나에게 주지 않는다네. 그리고 내 마음이 아무리 행복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내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이 냉정하고 무관심하다면 나는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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