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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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팬데믹 시대에 그것은 모든 이들이 두 팔로 들어볼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는 생존하고 싶다고. 전염병으로부터, 불행으로부터, 가난이나 상실이나 실패로부터❞

💬저는 '생존자'입니다
영초롱이가 복자에게 박수를 보내듯 모두에게, 그리고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넘치도록, 넘쳐서 머리에 고이도록....👏🏻👏🏻영초롱이가 고고리섬에서 맞았던 양 뺨을 갈기는 듯 한 칼바람 같은 실패들에 항복하지 않고 잘 견디고, 용인하여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생존자다.

영초롱이의 삶 속의 실패들을 따라 걸으며, 내 인생의 실패의 순간에 다시 서본다. 원하던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의 실패, 부끄러움에 연락을 끊었던 친구들과의 인연, 꿈과 현실 사이에서 포기와 실패를 반복하던 순간들을.. 훗날, 누군가의 실패는 미화되어 성공담의 꽃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 나에게는 매 순간의 크고 작은 실패들 모두 삶 전체의 패배로 다가왔고, 매섭고 무거웠다. '용인' 이라는 허세는 부릴 힘도 없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여기 생존해있다. 성취와 성장 안에 실패와 포기라는 빛도 적절히 섞여서 영초롱이가 보았던 나무에 걸린 방패연처럼 찢어졌지만, 바람이 불면 여전히 오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면서...생존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생존해 나갈 것이다.

❝언젠가 나뭇가지에 걸린 방패연을 한참 동안 올려다본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다 찢기고 나서도 여전히 바람이 불면 그것을 타고 하늘하늘거리면서 오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던 장면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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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떠올리면 나는 제주4.3 학살의 구덩이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나에게 제주는 유채꽃의 화려함을 뒤집어쓴 슬픔과 억울함이었다. 그래서인지. . 영초롱이의 외롭고, 어두운 제주가 낯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반가웠다. 사람들이 많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제주의 화려함 뒤의 아픔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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