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
라오 핑루 글.그림, 남혜선 옮김 / 윌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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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

핑루 할아버지의 삶의 기억을 따라가다보면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져 마치 동화를 읽고있는 것 같다.

요즘처럼 사랑의 시작과 끝이 쉬운 세상에서

핑루 할아버지와 메이탕 할머니의 일평생에 걸친 사랑 이야기

동화보다도 더 동화처럼 느껴진다.

핑루 할아버지의 아기자기한 그림은

오밀조밀 세세하게 그 순간의 장면을 담고 있어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림과 함께 핑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마치 그 순간을 함께하고 기억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특히 메이탕 할머니와 관련된 기억들은

'어떻게 저렇게 세세한 것들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메이탕 할머니를 향한 핑루 할아버지에 애정이 느껴져 가슴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부터 평생의 이야기 속에서 중국 사람들의 전통 명절을 보내는 모습이나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전쟁에 참여했던 할아버지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항일 전쟁, 국공 내전에서 비롯된 보통의 중국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도 엿볼 수 있어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따뜻하기만 할 것 같은 두 분의 인생과 삶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전쟁에 비극을 목도하고, 세상에 풍파에 긴긴 여정을 떠돌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 어느 곳에 놓여도 두 사람이 함께인 순간순간은 할아버지의 그림처럼 아기자기 예쁘기만 하다.

22년이란 긴 세월을 떨어져 지내고, 가난과 병마와 싸워야 했던 부부.

아이들은 커가고 그 고난의 세월은 감히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무게로 다가온다.

하지만 두 분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가정을 지켜내고,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낸다.

그렇게 좀 더 오래 함께 행복했으면 좋았으련만...

병으로 정신마저 놓아버린 메이탕 할머니를 극진히 보살피는 할아버지의 사랑에서 또 한 번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할머니가 떠난 뒤에도 그 그리움을 담아 우리에게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핑루 할아버지 사랑은 내 인생과 삶,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나 쉬운 사랑의 무게가 참 가볍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핑루 할아버지의 60년 연애사는 내가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참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살면서 겪은 수많은 소소한 일들이 무슨 특별한 연유도 없이 마음 깊은 곳에 흔적으로 남아 오랜 세월 거치며 소중히 기억되곤 한다.

166p

핑루 할아버지의 인생에서 귀중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아주 작고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기억하는 법.

그리고 그 소중함 속에 진짜 인생의 가치와 사랑이 있음을.

부록에 실린 메이탕 할머니가 핑루 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는

할머니와 가족들의 고단한 일상이나 아주 작지만 기쁜 소식들도 담겨있다.

아주아주 소소한 식사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때때로 힘든 삶에 지친 투정도 담겨있다. 그리고 편지는 늘 핑루 할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걱정으로 끝이 난다.

긴긴 세월 편지로 일상을 나눠야 했던 부부의 애틋함이 느껴진다.

매일 같이 집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남편도,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도,

부유하진 않아도 소박하게 일궈가는 우리 가족의 일상도,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참 소중하게 다가온다.

내 삶의 끝자락에서 내 인생을 돌아볼 때, 내 남편의 손을 꼭 잡고 웃을 수 있길...

내 남편의 인생에도 나와 함께 견뎌낸 고난들 넘어 소소한 일상들이 소중하게 기억되길, 핑루 할아버지의 기적 같은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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