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
핑루 할아버지의 삶의 기억을 따라가다보면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져 마치 동화를 읽고있는 것 같다.
요즘처럼 사랑의 시작과 끝이 쉬운 세상에서
핑루 할아버지와 메이탕 할머니의 일평생에 걸친 사랑 이야기는
동화보다도 더 동화처럼 느껴진다.
핑루 할아버지의 아기자기한 그림은
오밀조밀 세세하게 그 순간의 장면을 담고 있어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림과 함께 핑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마치 그 순간을 함께하고 기억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특히 메이탕 할머니와 관련된 기억들은
'어떻게 저렇게 세세한 것들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메이탕 할머니를 향한 핑루 할아버지에 애정이 느껴져 가슴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부터 평생의 이야기 속에서 중국 사람들의 전통 명절을 보내는 모습이나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전쟁에 참여했던 할아버지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항일 전쟁, 국공 내전에서 비롯된 보통의 중국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도 엿볼 수 있어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따뜻하기만 할 것 같은 두 분의 인생과 삶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전쟁에 비극을 목도하고, 세상에 풍파에 긴긴 여정을 떠돌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 어느 곳에 놓여도 두 사람이 함께인 순간순간은 할아버지의 그림처럼 아기자기 예쁘기만 하다.
22년이란 긴 세월을 떨어져 지내고, 가난과 병마와 싸워야 했던 부부.
아이들은 커가고 그 고난의 세월은 감히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무게로 다가온다.
하지만 두 분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가정을 지켜내고,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낸다.
그렇게 좀 더 오래 함께 행복했으면 좋았으련만...
병으로 정신마저 놓아버린 메이탕 할머니를 극진히 보살피는 할아버지의 사랑에서 또 한 번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할머니가 떠난 뒤에도 그 그리움을 담아 우리에게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핑루 할아버지 사랑은 내 인생과 삶,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나 쉬운 사랑의 무게가 참 가볍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핑루 할아버지의 60년 연애사는 내가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참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