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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나이 마흔, 내 살아온 날을 돌아보게 만드는 놀라운 소설을 10년 가까이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이제라도 읽게 된 것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심오한 철학이 담긴 소설이라니.
지금까지 내가 번 돈이 내 시간을 팔아서 가져온 것이라는 쉬운 사실을 왜 아무도 내게 일러주지 않았던걸까?, 라기보다 이제 네가 고 정도도 못 느낄 정도로 메마르고 나이든거야라고 한 방 먹은것 같은 밤이다. 쉽게 잠들것 같지 않은 고요한 시간이다.
문득 어릴적, 그러니까 83년 대구의 무슨 국민학교 1학년이던 내 신발주머니에 그려져있던 삼미슈퍼스타즈의 배트를 든 슈퍼맨이 생각났다.
그리고 주위에 삼성라이온즈 어린이회원 잠바를 입고 다니던 또래 아이들 생각도 났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의 가게를 접고 시골 학교로 전학온 후 그 신발주머니를 한참 들고 다닌것도 같은데, 흠, 그냥 왠지 그 신발주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