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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평점 :
📚너무 늦은 시간
✍️클레이 키건
🍀다산북스
📖 『너무 늦은 시간』
너무 늦게 알게 된 진심, 너무 익숙한 불편함
🌙첫 번째 이야기
「너무 늦은 시간」
주인공 카헐은 조용하고 무던한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생각 속엔 뭔가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연인과 헤어진 후에도 그는 여전히 왜 헤어진지 모르고
그녀가 화냈던 일들, 불편해했던 순간들,
요구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했던것에 생색만 낼뿐이었다.
자신의 감정은 깊이 들여다보면서,
상대의 감정은 과민반응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태도가
정말 답답했고 읽으면서 점점 숨이 막혔다.
📝
P.46 사랑에 빠진 여자는 저녁을 태우고 사랑이 식은 여자는 덜 익은 요리를 내놓는다는 말이 있지 않았나?
P.48 나쁘게 끝나지 않았다면 아직 끝난게 아니라고 했다.
🌙두 번째 이야기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작가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에 2주간 머물기로한 여성이
어떤 남자로 하여금 성차별을 겪고 ,
남성우위적 행동들과 교묘하게 무시하는 작은 말투,
시선 하나하나에 녹아든 권력감을 이야기 한다.
📝
P.57 멋진날로 시작해서 아직 멋진 날이었지만 뭔가 바뀌었다. 이제 약속이 생겼으므로 오늘 하루가 독일인의 방문을 향해서 흘러갈수 밖에 없었다.
p.59 덤불을 꺾고 해변의 모래를 흩날리는 거센 바람, 안개와 가차 없는 비, 갈매기의 차가운 비명. 마침내 겨 울이 끝나면 그 모든 것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할까
🌙세 번째 이야기
「남극」
행복한가정에서 지내며 행복해 보이던 여자가
산타선물을 사러간다는 핑계로
충동적으로 도시에 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 그 하룻밤이 계속 얼음처럼 남아 있다.
📝
P96 난 지옥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추운 곳이라고 늘 생각 했어요. 반쯤 얼어 있지만 절대 의식을 잃지 않고 아 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거예요. 차가운 태양과 당신 을 지켜보는 악마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어요.
P112 남극을, 눈과 얼음과 죽은 탐험가들의 시체를 생각했다. 그런 다음 지옥을 그리고 영원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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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그냥 감성적인 단편집이겠거니 싶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는 책 제목도 왠지 낭만적으로 들렸고,
짧은 이야기들이니까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너무 늦은 시간’은
단순한 이별이나 후회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건 훨씬 더 불편하고, 훨씬 더 날카로운 이야기였다.
세 편의 단편은 대략 10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표되었는데,
표제작인 「너무 늦은 시간」과 마지막 「남극」을 비교해 보면
세월이 지나도 남성들이 갖는 여성 혐오와 왜곡된 가치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묘한 씁쓸함과 무력감이 밀려온다.
겉으로는 다정하고 일상적인 말과 행동 속에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 차별과 무지,
자기중심적 시선이 숨어 있는지를
세 이야기 모두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이런 남성들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쉽게 덮어지지 않는다. 찝찝…. 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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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이키다 서평단 자격으로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과 원고료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