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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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바다의 쌉싸름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면서 나라는 인간이 만들어지는 데 일부분을 담당한 이곳의 파도와 바람을 생각한다. 나에게 얼마간의 낙천성이라는 게 남아 있다면 그것은 모두 리스본의 햇살과 바다에게 신세진 것이겠다.

-. 변함없이 그 자리에 남아 있어주는 그 무언가를 만난 일은 내게 고요한 위안을 선물로 안겨주었다.

- 날이 추워지면 한겨울에도 온기를 나누어주던 리스본의 눈부신 햇살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행여 마음이 지치기라도 하면 선량한 리스본 사람들이 내게 다정하게 대해준 순간들을 떠올리며 힘을 낼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지냈던 리스본에 30여년이 지나 딸아이와 함께 간 작가는 당시의 부모님과 자신, 그리고 지금의 자신과 딸아이가 겹쳐지는 경험을 덤덤하고도 뭉클하게 적어나간다. 그리고 변함없이 있어주는 것들에게, 눈부신 햇살과 바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같이 시간을 보냈던 사람이 부모님도 아니고, 지역이 리스본도 아니고 삼십여년만에 다시 간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많이 공감했다.

마냥 자유롭던 호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와 아이들이 함께 겹쳐지는 경험, 변하지 않고 있어주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 다정한 사람들로부터의 위안,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지중해의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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