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전서를 독함 창해 최익한의 다산 3부작 교주본 1
최익한 지음, 류현석 엮음 / 21세기문화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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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학교를 다니고 교과서를 읽어 본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인물이다. [경세유표], [흠흠신서], [목민심서] 등이 그러하다. 책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라면 대략적인 단어 몇 가지로 이야기는 할 수 있어도 자세히 말할 수 있는 이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여유당전서를 독함],
제목만 보고서는 누가 무엇을 말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책을 읽기 전에 찾아본 포털에서 [여유당전서]는 ‘조선 후기의 문신·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저술을 정리한 문집’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독함’이 ‘읽다’의 뜻이라는 것을 알았다. 제목에서 ‘讀(읽을 독)함’으로 표시해 주었으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책은 정약용 선생의 [여유당전서]를 1930년대 창해 최익한 선생이 읽고 신문에 소개한 것을, 류현석 선생이 교주(교정 주석)하여 알기 쉽게 풀어써 놓은 것이다.
사실 책을 처음 접하고 놀랐다. 700쪽 이상이 되는 두꺼운 책도 그렇고, 그 안에는 한자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여유당전서]의 원문은 물론 [여유당전서를 독함]의 원본 교주본도 추가되어 있으니 양이 상당할 만하다. 해설이 먼저 나와 이해한 후에 읽으니까, 교주자의 쉬운 풀이본과 저자의 원본을 번갈아 가면서 접근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책의 방대한 양도 놀랍지만 내용은 더 놀라웠다. 정약용 선생의 업적이 대단하다는 것을 대충 알았지만 자세한 내용은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더 놀랐던 것 같다. 경제·정치·사상·의학·법률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원목>, <탕론>, 여전제 등은 워낙 유명하긴 하지만 공부한 지 오래되어 읽으면서 ‘맞아, 그랬지!’ 하며 읽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얼 등의 차별 등용에 관한 시였는데 현실적이면서 비판적인 시가 이해하기도 쉽고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밖에도 이러한 방대한 저술서들이 홍수에 없어질 뻔했는데 다행히도 구출되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접할 수 있게 된 에피소드나 정약용의 특유의 필체를 정조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부분의 에피소드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보통 소설이나 산문, 수필집 등은 발췌독이나 통독도 가능한데, 이 책은 그게 불가능했다. 정독을 해야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다산 정약용에 대해, 여유당전서를 교주한 창해 최익한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특별한 시간이었다. 창해 최익한 선생은 마지막 생을 북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그동안 이름을 잘 들어 보지 못했던 건 아닐까 싶었다. 그가 독립운동을 하다가 고문을 받고 감시를 받으며, 같은 운동가인 아들이 고문으로 옥사를 하는 등의 이유로 현실에 순응하며 살게 된 것은 아닌가 하고 분석한 교주자의 글을 보고, 특히 아들이 죽고 나서 쓴 저자의 시를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산 정약용의 업적과 생애를 좀 더 쉽게 정리한 이 책은 실학과 정약용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읽어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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