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마음 둘 곳 없는 날 - 관계가 버거운 이들을 위한 고요한 밤의 대화
윤채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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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의 예쁜 마음 씀씀이가 와닿았다.

이 책을 누군가를 판단하는 잣대로 읽지 말고, 이해하기 위해 읽어봐야지!

(솔직히 그동안 전자를 위한 '관계' 관련 도서를 읽어 왔던터라 조금 찔렸......)


이별을 주제로 쓴 책이어서 그런지 가장 최근의 이별이 떠올랐다.

최근이라지만 참 오래되었고(10년?), 당시의 찌질한 나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다!

그래도 어쨌든 떠올랐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백번 잘 헤어졌다' 였다.

다만 책에서 알려준 대로 '슬며시 힘빼는 이별'을 했더라면 조금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쉽기는 했다. 


떠나간 사람이 돌아올까말까 점치는 데 시간 허비하지 말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기!

이 부분을 읽는데 '철렁' 하며 내 가슴이 내려 앉는다.

연애 시절 사사로운 다툼으로도

<깨지네, 마네, 그만 만나,시간을 갖자, 연락하지마!> 하며

돌아섰던 내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정말 철도 없고, 인성이 많이 부족했다ㅠ.ㅠ)   

순간 화를 못 이기기도 했지만,

싹싹 빌거나 혹은 용서를 구하는 상대방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고 싶었던 게 더 컸다.

당시 온전히 나만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었다면, 지금 훨씬 성숙한 모습일텐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내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모든 관계에 균형을 잡도록 노력해야지 싶다.


살면서 그동안의 일기들을 친정에 두고 왔고(엄마는 과감히 몇 차례에 걸쳐 버리셨다 한다.)

과거 순간순간이 담겨있는 그것들이 없어진 지금 그 상실감은 너무나 크다.

그곳에는 중학교 시절 좋아하던 연예인에게 나혼자 대화형식으로 쓴 일기들도 있고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들과의 편지, 첫사랑과의 편지, 군대에 있던 남친과 주고 받던 편지,

죽고싶은때 썼던 일기, 수험일기 등  수없이 많은 나의 흔적들이 있다. 

어쩌면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이미 놓쳤을지 모르겠다.

하여 앞으로라도 감정일기를 꾸준히 쓰기로 했다. 불분명한 감정을 글로 쓸때면 분명히 다름을 알기에!


관계 끊기에 대한 저자의 조언으로 서평을 마무리 하려한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저자의 따뜻한 마음은 관계에 대한 태도에서 빛을 발한다.

물론 그도 처음부터 그렇지는 못했던 듯 싶다.

여러 차례 관계를 잘라내고 나서야 얻은 진리에 가깝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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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요는 다음과 같다.

하나,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애써 구분하는 일이 더 지친다.

둘, 이런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은 나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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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문장을 읽으며 반성을 많이했다.

반대로, 과연 나는 얼마나 상대방에게 맞추려 노력 했었지??

저자는 말한다. 끊어내기 전에, 나에게 있어 예민한 부분은 미리 말해두라고!

생각해보니 단 한번도 나는 그들에게 나의 포인트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혼자 속이 상해 거듭 잘라내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너는 이래서 안돼고, 너는 저래서 안돼고!! 그래서 정작 내가 안됐다는 사실은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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