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낯에 퍼지는 태양빛이 선선한 바람과 공존하는 가을이다. 모든 것들이 숙성하는 계절, 물기를 걷어낸 건조한 햇볕에 색깔을 바꾸며 각자의 소임을 다한 생명들이 중력에 의해 떨어지기 직전까지 성장하며 익어가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중력에 영향을 받아 종국에는 대지에 묻힐 운명들이지만, 성장한다는 것은 중력에 반해 하늘을 향해 위로 위로 나아가는 일로 우리의 삶또한 같은 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장만이 삶에서 추구해야할 진정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아름다운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문턱에서 지난시간을 되돌아보며 얼마나 치열하게 진실되게 살아왔는지 어떤 열매들이 나에게 있는지 어떤 성장을 했는지 가만히 멍때리며 상념에 빠져본다. 어제 문학시간에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 원작배경의 영화 2014년작 ‘In secret‘을 보며 같이 읽었던 플로베르의 ‘엠마 보봐리‘와 함께 ‘여자의 운명이란 무얼까‘ 내지는 삶에 있어서 사랑이, 육체의 욕망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결국 자멸해버리는 주인공들을 보며 영화가 끝나고 다들 할말을 잃었다. 다행히 우린 육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영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영혼의 내밀한 부분을 살피고 성장시켜야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되새겼다는 정도로 한줄평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