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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평점 :
˝소중한 것일수록 곁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자녀는 속마음을 부모에게 말해야 하고, 세상은 나를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의 눈과 입은 원래가 모난 까닭에 가까운 대상일수록 쉽게 흠을 찾아내고, 쉽게 상처를 입힌다. 소중한 사람이라면,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들이 상처입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그들을 당신으로부터 밀어내야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그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 그들을 그리워하는 시간이다. 그리워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외로운 시간이 필요하고, 아무 말도 없이 깊은 내면으로 고독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세상과 단절된 나의 작은 공간에서 나는 회복되어갔다.˝
채사장 작가의 책 ‘열한 계단‘을 다 읽었다. 작가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 내지는 ‘진리를 찾아가는 치열했던 삶의 기록‘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진리‘란 세상에 떠도는 언어화된 무수한 글귀가 아니라 결국 자신이 살아낸 삶속에 녹아든 마지막 남은 그것인지도 모른다. 다시말해 체험한 진리가 진리인셈이다. 그 열한 계단의 여정을 한계단 한계단 따라가며 나를 뒤돌아 보게 된다.
놀라우리만큼 생각보다 쉽게 읽혔다. 그만큼 공감의 영역이 많았다는 말이 되겠다. 이책이 채사장작가의 첫책이었는데 다른 책들도 곧 읽게 될듯하다.
˝우리가 책을 읽음으로써 A라는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미 자신의 삶 속에서 A에 대해 체험했어야만 합니다. 세상의 모든 텍스트는 우리에게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텍스트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이미 우리가 그 지식에 대해 앞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정리하지 못했던 것들을 언어화해줄 뿐입니다. 나의 체험을 벗어난 것들은 나에게 체험되지 않습니다.˝
내가 작가들을 존경하는 이유가 바로 내 속에 있는 것들이지만 논리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감성, 이성, 꿈등을 언어화해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것들을 찾아 헤매며 책을 파고들고 있는건 아닌가 늘 그런 생각을 해왔는데 딱 이부분에서 맞다싶었다. 내가 책을 읽을때 주제별로도 읽지만 이 작가다 싶으면 그 작가의 책을 전부 다 읽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일은 마주보는 일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는 일이라고 한다. 책을 사랑하는 이유...그건 아마도 그 사람의 눈속에 머물며 같은 시선으로 보고싶어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코타키나발루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과 해가 지는 모습을 하루종일 보며 온전한 하늘을, 구름의 모습과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색채의 변화를 매일 관조하며 기쁨을 향유한 작가처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갑자기 배낭을 싸고 훌쩍 떠나는 그 날이 곧 올것 같은 예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