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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 심리학 코너에서 우연히 집어들게 된 책이다. 베스트셀러가 아니면서 처음 접하는 책들은 책표지를 우선 훑어보고 속내용을 빨리 넘겨보면서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게 되곤 하는데, 이 책은 앞표지는 별로 시선을 끌지 않지만, 눈에 잘 들어오는 내용 편집과 정감있어 보이는 단어들로 인해 바로 대출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동안 그리 많지는 않지만 심리학 서적들을 꽤 읽어보았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내 마음에 와닿는 책이다. 사람의 마음을 아주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음에도, 내용을 읽는 중에 전문가적인 식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수박 겉핥기식의 이론 자랑이 아닌 실제 상담을 바탕으로 한, 사람들의 심리를 너무나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아, 그런거였구나..'하며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책 내용 중간중간 밑줄을 긋고 싶은 귀절이 너무나 많았지만, 대출한 책이었기에 그 중 몇 개만 추려 수첩에 옮겨적어야 했다. 그 중 제일 가슴에 와닿은 것은 '누구나 마음속에 상처입은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라는 주제의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분노하며 이성적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강렬한 감정이 치솟아 오르면, 그건 대부분 그 아이의 분노와 슬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자꾸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어떤 특정한 시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 그 아이가 사람을 보는 방식이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거라고 보면 틀림없다.."
내가 설명하지 못하는 내 성격적 특징들에 저런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냥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다. 내가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그런 것들은 이제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내 마음속의 그 아이를 느껴보고 그 아이를 달래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연이어 두번 읽은 책은 아마 처음인 것 같다. 이제 좀 시간이 지나 이 내용들을 잊고 생각이 잘 안날때 그 때는 책을 사서 다시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면 읽어보려 한다. 내가 살아가면서 나를 바라보고, 또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