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작품 선집 대한민국 스토리DNA 23
백석 지음 / 새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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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선생님! 


오랜만에 글을 읽으며 행복함을 곱씹어 보았다. 꼭 써진 글들이 행복해야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표현법들이며, 남겨진 글들을 읽노라니! 예술가들의 가치는 정말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듯 하다. 그만큼 너무도 높은 것이리라. 헌데 그것이 너무 고귀하나 다른 한 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예술이 생전의 그 예술가의 삶들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것 말이다. 월북 이후 그의 작품은 시대와 나라에 갖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글을 쓰는 자에게 글을 쓰지 못하게 한 그곳에서 시인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 생을 마감하신 백석 선생님.


윤동주 선생님이 사보하며, 품에 꼭 지니고 다니며 읽었다던 시집 '사슴'의 전편은 참말이지 이 책의 소장 가치를 더욱 높혀준다. 후딱 물들은 가을을 채비해 보내고, 이 다가오는 겨울에 백석 선생님의 시들을 한 편씩 읽고 있으면, 스며드는 쌀쌀함에 자켓의 매무새를 단정히 하면서도 씨익하고 웃음이 난다.


왜 이 책의 제목을 '흰 바람벽이 있어'로 정한지 나는 좀 알 것 같다 :) 그냥 나랑 통했다라고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기 ㅋㅋ 헌데 내가 만약 이 책 출판 팀원 중 한명이었다면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도 엄청 밀었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에 수록된 시 중 가장 반복해서 많이 읽었던, 내가 글 읽고 있음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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