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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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라를 바꾸고 싶다면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인문고전 독서의 영을 내려라." 
                                                                                         -본문53p-


무척이나 고대하던 책이었다.
그런데 책을 받고 2주동안 감기로 앓아누워야했다.
한꺼번에 다 읽지 못하고 조금씩 나눠 읽게되어 몰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만큼 책의 여운이 더욱 오래 남아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표지를 열고 마지막 페이지를 닫기까지 나는 내내 행복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나는 그 이유를 ’진심’에서 찾고 싶다.
책을 읽는 내내 글자 하나하나에 작가님의 진심이 배여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 진심이 ’사랑’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작가님 자신이 인문고전 독서를 하였지만 천재들의 깨달음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고 부족하다는 것을 고백하면서도
천재를 만들어 낼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 책을 쓰신 것은 
결국엔 ’율곡이이’와 같은 뜻을 품고 또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타인과 세상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독서할 때 분명 인문고전 독서는 
세상을 변화시킬 천재를 낳게 될 것이다.
나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인문고전 독서를 하자.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인문고전 독서를 하자.

程子曰, 今人不會讀書 如讀論語 未讀時 是此等人 讀了後 又只是此等人 便是不會讀
<정자가 말하기를, 지금 사람들은 독서할 줄을 모른다. 만일 논어를 읽되, 읽지 않았을 때에도 그러한 사람이요 읽은 후에도 그러한 사람이라면 그것은 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제 나 자신에게 인문고전 독서의 영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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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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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당신에게 바다는 무엇인가. 아직도 나는 그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본문 中

작가에게 갑자기 묻고 싶어졌다. 당신에게 바다는 인생이 아닌가.

수제 벨기언와플을 먹으며 이 책을 읽었다. 벨기언와플과 이 책의 내용은 전혀 상관이 없겠지만 왠지모르게 ’벨기언와플의 진정한 맛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도 바다생물의 진정한 맛과 그에 묻어난 삶의 맛에 대해 쓴 것이니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경북 포항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이 참 친숙하게 느껴졌다. 지역은 다르지만 ’바다’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모든것을 다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고 해야하나..^^;;
사실 바닷가 지역에 살고는 있지만 낚시하는 것을 보는 일도 아주 드물고 회도 값을 주고 사먹기 때문에 다 알 수 있을 것만 같다던 내 생각은 책을 읽어가며 그만 파도소리에 묻혀버렸다.

작가가 생계형 낚시꾼이라고 해서 어쩌면 책의 내용을 해양생물도감이나 낚시입문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산 지식의 바탕에 작가의 감성이 간결하고 유쾌하게, 그야말로 어찌나 맛깔스럽게 우러나는지 꼭 ’자연산 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신선하고 쫄깃쫄깃한 자연산 회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의 맛에 대해 진정으로 공감할 듯 싶다. 

<’알아야 먹는다. 아는만큼 먹을 수 있다>  본문 中 

이름도 모르는 해양생물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모자반, 군소, 거북손 등등..
정말 모르면 못 먹을 생물들이다..아니 알아도 맛을 모르면 먹기에 주저하게 되는 생물들인가.


읽으면서 특히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는데..그것은 ’생선 눈알 파먹기’이다. 우리 남편이 어려서부터 생선 눈알을 먹었는데 현재 시력이 2.0인 것이다. 눈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나는 먹지 못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에게는 꼭 먹이리라 다짐했다.

책 곳곳에 겨울해변을 거닐듯 작가의 감성이 묻어난다. 특히 나는 그 점이 가장 좋았다.

<밤 낚시의 묘미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들 돌아올 때 찾아가는 역행의 맛이 있고 모든 소음을 쓸어낸 적막의 맛도 있다. 넓은 바닷가에서 홀로 불 밝히는 맛도 있고 달빛을 머플러처럼 걸치고 텅 빈 마을길 걸어 돌아가는 맛도 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회 떠놓고 한 잔 하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이 밤에 하는 짓이 몇 가지 되는데 가장 훌륭한 게 이 짓이다.>    

<성게는 바닷속 바닥을 기어 다닌다. 성게 입장에서 보면 저 위에서 물결을 타고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새이다. 날치가 허공을 꿈꾸듯, 그들도 이륙을 인생 목표로 삼았으리라. 수 백개의 다리를 가지고도 시속 2미터 이동속도가 괴로웠으리라. 애벌레가 꿈틀꿈틀 쉬지 않고 나뭇가지를 오르는 것은 창공으로의 비행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 본문 中

생계형 낚시꾼의 맛깔난 이야기로 입맛을 다셨다가도 이내 감성에 젖어들기를 반복했다.
작가는 ’생계형 낚시꾼’이기도 하지만 ’생계형 작가’도 되겠다. 맛으로 독자들의 배를 고프게 했다가 감성으로 다시 배부르게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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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의 골프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18명의 인생 수업
밥 미첼 지음, 김성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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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저자는 심장마비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주인공 엘리엇을 통해 먼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이 이제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게 한 다음, 하느님을 통해 '인생‘을 18홀의 골프경기로 함축시켜 엘리엇과 함께 생과 사를 결정짓는 중대한 골프경기로 내몰며 세기의 천재들에게 인생수업을 받게 한다.

골프에 문외한인 나는 왜 하필이면 골프라는 스포츠에 인생을 비유한 것인지, 그리고 용어도 제대로 모르는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18명의 위대한 천재들에게 인생수업을 받는 다는 저자의 시도가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고 이 책을 꼭 읽고 싶게 만들었으나 만약 골프를 아는 사람만이 이 책을 읽고 인생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이 책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하리라 다짐하면서.

그러나 이 의문점들은 주인공 엘리엇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부터 이성과 직관을 - 계획을 세우고 명확해질 때까지 심사숙고하여 마음을 비우고 실행하는 것이 골프에서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 배웠던 첫 번째 홀을 마치자마자 모두 해소되었고 그때부터 이렇게 놀랍고도 신선한 구조로 인생수업을 받게 해 준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탄을 연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지 골프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이 책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해 배우게 되었고 우리에게 무겁게만 느껴지는 ‘인생’이라는 주제로 18홀을 거쳐가며 전해듣는 위대한 천재들의 삶에 대한 조언과 또 경기 내용을 각 천재들의 언행, 성격, 외모와 같은 특징을 최대한 부각하여 어찌나 유쾌하게 풀어나가는지 주인공이 한 홀씩 옮겨가며 인생에 대해 공부할 때 나도 함께 공감하며 다음 홀에 등장 할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내심 기대하게 되는 것이었다.  

소크라테스가 등장하는 홀에서는 주인공과의 대화자체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었고 셰익스피어가 등장하는 홀에서처럼...예상할 수 있듯 희극의 형식으로 다소 오버스러운 대화를 주고받는 부분을 접했을 땐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저자가 눈에 보일 듯 선명하게, 하지만 이해되기 쉽게 그려놓은 천재들과의 골프경기 내용은 주인공 엘리엇에 대한 심리묘사와 더해져서 경기 후 얻게 되는 골프에서의, 동시에 인생에서의 교훈을 그대로 생생하게 읽는 이에게 전달시켜주는듯 했다.   

인생도 골프의 코스처럼 쭉 뻗은 길도 있을 것이고 때론 공이 벙커에 빠지는 것처럼 위기의 순간도 있을 것이지만 골프도 인생도 쉬운 길이라고 무조건 승리하는 것도, 위기라고 해서 반드시 패하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종종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자신의 삶이 탄탄대로 일 때 또는 위기에 처했을 때,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로, 기회가 위기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느님은 마지막 경기 후 패배한 엘리엇을 살려주시며 나무동전을 주셨다. 전반 9홀을 마치고 엘리엇에게 ‘나무동전을 줍지마라’고 한 이 말의 의미를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마지막이 되어서야 나도 엘리엇과 함께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매사에 모든 것을 승리와 패배로 단정짓고 승리만을 추구하며 살아 온 것인지도 모른다...

실패에 부딪히더라도 그것을 통해 고뇌를 하고 교훈을 얻어 다시 삶에 적용시키고 노력하면 그것이 나무동전을 줍는 것과 같이 승리라는 겉멋에만 충실한 것이 아닌 진정으로 진실을 추구하는 삶이고 의미있는 인생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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