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면 우선 그의 능숙한 한국어 구사능력에 놀랄것이다. 혹시 누가 대필해준 것이 아닌가 싶은 의문이 들 정도로 우리말 구사능력이 정말 탁월하다. 러시아에서 20년을 살았고 한국에 잠깐씩 거주하다가 지금은 다시 다른나라에 살고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의 한국어 실력이 이만큼 능숙하기 때문인지 그가 대한 민국 사람들을 향해서 가하는 질책이 거부감없이 다가왔다.

내가 워낙 정치,사회 문제에 문외한 이기때문에 유식하게 책 내용을 비판할 자신이 없어서 작가에 대한 느낌을 위주로 말해보겠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어떠한 비판의식을 가질수 없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내가 워낙 무식한 탓도 있지만 작가가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박노자씨는 선진 유럽인으로써 후진 한국인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후진 한국인으로써 한국인의 삶을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된다.(이 책이 한국사회의 병폐를 주로 다루고 있기에 '후진 한국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그 반성의 내용들은 각종 매체나 다른 인문서적들에서 숱하게 접해온 내용들일지라도 그것들보다 훨씬 쉽고 부드러운 어조로 한국인들을 계몽하고 있다. 나는 그런 거만하지 않은 그의 어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너희도 이런 것 좀 알아라!'는 식이 아니라 '요즘 우리사회가 이런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는 식이라는 거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는데 사람은 많이 알수록 고개를 쳐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소위 잘나가는 지식인들은 방송출연할때 앉는 자세만 봐도 틀리다.) 당장 나만 봐도 남들보다 조금더 아는 부분이 있으면 아는체를 하며 콧대를 세우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박노자씨는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 너무 잘 알면서도 진짜 한국인 앞에서 아는체 하지 않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한국인들이 그의 충고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그의 글에 공감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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