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꼬마 아저씨'..책 후반에 하루키가 자신을 이렇게 칭하는데 얼핏 이상한 말같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하루키의 귀여움에 절로 꼬마 아저씨라는 말을 하게 될거에요.

'빵가게 재습격'을 개기로 하루키의 문학세계에 빠져서 지금까지 10권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 단편소설부터 수필집까지..한반도 침투에 성공한 유일한 일본작가 답게 그의 책들은 정말 어느것 하나 빼놓을 수없이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어릴적 상실의 시대를 읽고 너무 실망해서 그뒤로 하루키를 무조건 싫어했었는데 하루키에 대해서 조금 알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상실의 시대도 무척 애잔하게 와닿더라구요. 조금이나마 하루키의 문학을 읽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면 너무 앞서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루키의 문학은 다른 어떤 작가들이 가지지 못하는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서론이 길었는데 이제 이책얘기를 해야겠군요.'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하루키가 일상에서 느끼는 하루키만의 행복론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차표를 쉽게 잃어버리는 성격인데 어떻게 하면 차표를 잘 보관할수 있을까에 대한 깜찍한(?) 방법을 얘기하고, 30년에 한번씩 우승을 하는 야구팀을 응원하는 이유와 나름의 즐거움, 쌍둥이 애인을 사귀는것에 대한 상상..등 소소한 일상속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고 하나 하나 차근 차근 써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이 다른 수필보다 더 재밌는 이유는 아기자기한 삽화가 있어서 아닐까 싶은데요, 안자미 미즈마루라는 하루키의 지인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글과 그림으로 대화하는 모습도 볼거리 입니다. 단순한 그림들이지만 하루키의 특징과 주변 상황을 잘 캐치해서 그리고 있어서 읽는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요즘 날씨도 더워지고 월드컵 시즌이라서 다들 왠지 모르게 들떠 있을텐데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읽어보세요. 오늘부터 차분히 일기같은 수필이 쓰고 싶어 지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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