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 계단
마스다 미리 지음,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김수정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4월
평점 :
귀엽고 담백한 에세이와 만화를 쓰고 그리는
마스다 미리의 그림책이 나왔어요.
시 간 계 단
주로 에세이와 만화로 본 마쓰다미리인데,
그림책이라니,
어떤 책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녀의 책 답게 단순한 그림이지만,
색감이 너무 화려하려 예뻐요.
오징어가 주인공인 바닷 속 세상이거든요.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놀러온 꼬마 오징어 오달이.
밥안먹고 놀겠다고 응석도 부리고
오징어다리 트램폴린도 타고 신나게 놀다가
처음보는 계단을 발견하고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내려가요.
어머, 근데!

계단을 내려오면서 점점 젋어진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어 신나게 놀아요.
할아버지는 산호초 오르기가 1등이구요. 할머니는 먹물멀리 쏘기 대장이예요.
미끄럼틀도 타고 숨밖꼭질도 하구요.
너무 신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근데 또 다 좋은 건 아니예요.
할머니는 물고기를 나눠주지 않고 혼자 다 먹을거라고 떼를 쓰구요.
할아버지는 혼자만 그네를 계속 타겠다고 양보를 안해요.;;;;
당황하는 오달이
한창 싸우고 투닥거리다가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시간
오달이는 슬쩍 여쭤봐요.

힝; 짠하고
역시 뭔가 마스다 미리의 그림책 같죠.
다시 할머니가 된 할머니가 나눠주는 물고기를 먹으며 행복한 오달입니다.
가까 아이들봐주러 부모님들이 오시는데,
바깥놀이 귀찮아하는 저보다도
아이들과 더 신나게 놀아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
할머니 할아버지와 며칠지내고나면
엄청 할미, 할비 껌딱지가 되요.
책을 보고 생각해보니
딱히 말 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그 사랑이 느껴지는 거 같아요.
한편으로는 가끔 손주들을 바라보는 부모님, 시부모님을 보며
언제 이렇게 늙으셨나 싶은 생각이 들때가 종종 있어요.
건강하고 에너지 넘쳤던 예전 모습이 생각나
뭔가 짠하기도 하고,
어쩌면 삶이 마지막이 다가오는 기분이 들어
슬프기도 하구요.

책을 보면서,
신나게 먹물을 뿜고 술래잡기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오징어의 모습에
부모님들의 젊은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지금껏 어떤 시간들을 보내셨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책에서의 이야기처럼
나이가 든 모습조차 소중한 자신의 모습 그대로니까
처음의 애잔함은
지금의 부모님들이 더 행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 닿았어요.
곧 어버이날이고 휴일도 많은 5월이라
친정과 시댁에 방문할텐데,
더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야겠다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