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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영혼이 깃든 타로 ㅣ 지혜로 가는 길 5
오쇼 라즈니쉬 지음, 김은미 옮김 / 슈리크리슈나다스아쉬람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기존의 '신'을 부정하되
신 자체를 부정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신은 우주 그 자체이고, 우주는 나 자체임을 역설합니다.
"나 지금 여기"와 함께 저러한 우주론 그리고 신에 대한 개념이 오쇼의 사고이자 주장인 것입니다.
독자에 따라선 책을 읽다 보면 왠지 뜬구름(?) 잡는 듯한 어쩌면 좀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나옵니다.
저 역시 그러했으니까요.
(특히, "자아를 놔라."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동조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미 "도통한" 상태에서 대 마법사의 경지에 오른 사람 스스로가 택하는 '비의적 죽음' 즉 자기자신이 우주에 그대로 자진해서 융합되는 것이 아닌, '수행중인 사람'이 그만 실수나 안이한 태도로 수행 중 자신의 자아를 놓치는 것에 대해선 매우 위험하다는 것에 대해 20세기의 대(大) 백마법사인 프란츠 바르돈도 준엄히 경고한 바가 있습니다.
국내 무속인들 중에서도 "시도때도 없이 매번 멍하니 정신줄 놓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혼령들에 의해 악성으로 빙의되기 쉽다."라는 말씀을 하신 분도 있는 걸로 기억하는지라....)
그러나, 한편으로는 앞서 말했듯이 - "나 지금 여기"라는 말은 물질계 즉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필하는 것일테고
"신은 우주이고 우주는 나 자신"이라는 말 또한 위에서 언급한 "최고 경지에 오른 마법사 혹은 수행자가 스스로 우주와 융합함을 택함."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점들을 포함한 다른 점들은 다 둘째치고라도 - 마음이 너무 힘들고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조용한 시간대와 장소를 택하여 이 책을 읽어보면자신도 모르게 차분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당 타로 덱은 없다 하더라도 책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만 합니다.
오쇼의 조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달래는 듯한 말은 그만한 힘이 있음엔 틀림없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타로 카드의 체계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으면서도 오쇼만의 특성을 살린 해당 타로 카드 덱 또한 특이한 매력이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 대다수의 타로 카드들이 큰 아르카나 부분의 V(5)번 카드는 '교황' 또는 '최고사제'로 하고 있는 반면 이 오쇼 타로에서의 V번 카드는 아주 새까맣게 해놓고 '무(無)'로 정의짓고 있습니다. 대신, 교황을 의미하는 카드는 XXII(22번)으로 매겨놓고 '스승'이라고 칭해 놓았습니다.
(다른 타로 덱에서는 저런 無 카드는 '공백 카드'라 해서 따로이 한두장 들어있죠.
형태도 아무것도 없는 글자 그대로의 공백 카드에서부터 그냥 카드 관련 설명이나 템플릿 또는 다른 그림이 들어 있는 형태까지 다양하게 말입니다.
그리고, 클래식 타로 계열의 덱에서는 XXII번의 경우는 '바보' 카드로 하는 경우가 많고, 웨이트 계열이나 크로울리 계열 혹은 기타 다른 덱에서의 '바보' 카드는 대부분 0번으로 맨 앞에다 놓는 것이 보통이죠. 이 오쇼 덱에서의 '바보' 카드는 0번으로 해놨으므로, 공백카드를 제외하면 실제적으로 오쇼 타로 덱은 다른 카드들보다 1장 더 많은 셈이랄까요? ^^ )
그러면서도, 기이하게 타로 카드 덱의 기본 체계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서도 또한 "벗어난" 카드....
오쇼 자체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