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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엄마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평점 :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쭈욱~ 도시에서 자란, 그야말로 도시사람이다. 그래서 “고향”이라고 부를만한, 향수에 젖어 그리워할 고향은 없는 것 같다. 쭈욱~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에, 부모를 만나러 고향을 찾아가는 이들의 마음이 어떤가 들여다 보고 싶었다.
결국, 이들이 만나고 싶었던 건, 고향이 아니라, “엄마” 였구나! 무엇을 해도, 어떤 상황이 되어도,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아도, 손을 내밀고 등을 토닥이며, “왔구마! 왔구마! 드디어 왔구마!” “괜찮다, 괜찮다” 하고 나를 안아주는 사람, 엄마.
엄마와 딸은 애증의 관계라는 말도 있듯이, 나는 나이가 들수록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먹먹해 지는, 짠한 감정이 올라와 당황할 때가 있다. 흰머리가 늘어나고, 좁은 어깨는 더 굽어져서, 이제는 내려다 보아야 하는 엄마를 볼 때마다, 오래오래 건강히 내 곁에 계시기를 기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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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생활은 모든 게 너무 빨리 돌아가고 여기저기 온통 복잡하게 뒤얽혀 있어서, 인간의 본성도 사물의 본질도 파악 할 수 없어. 생각할 틈도 없이 모든 게 그냥 지나가 버리지. 그래서 난 엄마의 목숨을 잇고 있는 인공호흡기를 뗐을 때 황급히 생각했어. 이 사람은 누구지, 하고.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있지도 않은 고향에 간 거야.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확실히 깨달았어. 내가 어떻게 생각해도, 아무리 반항하고 아무리 무시하고 아무리 경멸해도, 난 엄마의 모든 것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