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언급하는 존경스러운 사람들의 명단에는
마더 테레사가 들어 있고는 했다.
굽은 등으로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어려운 자의 손을 잡고 있는 그녀.
매스 미디어에 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대부분 그런 모습이었다.
다른 이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자신의 삶을 그들을 위해 바친 사람.
그런 나의 생각을 여지 없이 깨주는 책이다.
이미 제목에서 좋은 내용은 아니리라 생각을 했지만
시종일관 비꼬는 저자의 말투는
놀랍기도 했지만 우상을 부수는 통쾌함 또한 갖고 있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굽은 등의 왜소한, 그렇지만 성스러운 그녀의 모습은
사실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곳에서 정치인들과 결탁하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그것도 다른 이들을 탄압하던 권력,
또는 그녀를 장식용으로만 사용하려던 권력들 말이다.
또한, 어렵고 열악한 환경 속에 찍힌 사진들은
그녀의 환경이 정말 어려워서가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받았던 기부금을 환자들에게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글이 좀 불친절하고 단편적이라는 느낌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가 진리라고 믿고 있던 것들도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데는 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