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 - 네덜란드 여성이 증언하는 일본군 위안소
얀 루프-오헤른 지음, 최재인 옮김 / 삼천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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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로 지배하던 네덜란드.

그 가정의 자녀로서 저자는 어린시절을 인도네시아에서 보내며 자란다.

행복했던 시절이 지나고,

인도네시아 또한 일본에게 점령당하며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젋은 여자들에게 모이라던 일본군은

그녀들을 영문 모를 저택에 감금한다.

아니, 사실은 이미 집혀가는 순간부터

그녀와 어머니들은 모두 어찌될 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3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꽃의 이름을 달고 매일 남자들에게 폭력과 강간을 당했던 그녀.

다행히 일본군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그녀는 수용소로 돌아오게 되고,

일본군을 벗어나게 된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몇번의 유산 끝에 아이를 낳고

손자를 보고 늙어 가던 그녀는

어느 날 일본군에서 같은 상황을 겪은 여자들의 증언을 접하게 된다.

50년의 침묵을 깨고 그녀 또한 그런일을 겪었음을,

그리고 다시는 누구도 그런 일을 겪지 않아야 함을

많은 곳에서 힘차게 주장하게 된다.

일본군의 행위만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한 책이 아니라

자서전으로서 자신의 생애를 모두 이야기 하는 책.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는 출발한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을 겪은 사람이기에 고통은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일본 사람들과 만나 간단히 용서를 입에 담는 그녀를 보며

화가 나기도 했다.

상대방은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나서서 용서하면서 안아주다니,

그게 옳은 일일까?

서양인으로서 우리나라 할머니들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후에 결혼하여 자녀 손자들과 행복한 생활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라는 꼬인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자신도 인도네시아를 식민지화해서 살던 나라의 사람으로서

그들을 하인으로 부리고,

(우리 '가족'이었다며 미화하지만)

일본군이 물러나자 독립투쟁을 하던 인도네시아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조금은 화가 났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여러 상을 타고,

매스컴의 집중을 받고

얼마 전 돌아가신 오헤른.

우리 할머니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

다시 한번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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