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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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상한 무리가 있다.

늘 틀니 없이 음식을 빨아 먹고,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일을 즐겨하고,

빠칭코에 앉아 놀다가 남의 구슬을 훔쳐 쓰는 하쓰에.

아들에게 좀도둑질을 가르치고,

일용직이라도 나가려고 하면 온갖 핑계를 대며 안 나가려고 하는 오사무.

세탁 일을 하는 공장에서 손님의 물건이 나오면 슬쩍해 갖고 오는 노부요.

어머니의 이복동생이라며 고등학생의 교복을 입고

손님들 앞에서 가슴을 흔드는 아키.

좀도둑질을 배우며 다락에서 아버지의 옛교과서를 읽는 쇼타.

어느날 길을 가던 아버지가 줏어 데려온 소녀 유리.

 

가족이라는 단어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로 보면 누구 하나 가족이 아닌 이들.

 

밖에서 보면 남의 물건을 훔치고,

아이를 유괴하고,

그 아이들에게 도둑질을 가르치고,

할머니의 연금을 뺏어쓰는

범죄자 집단일 뿐인 사람들.

 

그렇지만 그들의 하루 하루 소소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선물을 사주고 유리를 학대하던 친부모보다

더 가족같은 이들임에는 분명하다.

 

진짜 자신의 이름이 아닌 거짓 이름을 쓰고,

진짜 가족이 아닌 가족 놀이에 불과했을지라도.

그 안에 담겨 있는 진심은

그들의 결말을 더욱 가슴 아프게 바라보게 한다.

 

가족의 의미를 우리에게 묻는 이야기.

영화도 한번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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