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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 ㅣ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6월
평점 :
<파인더스 키퍼스> 스티븐 킹
'Wake up, Genius'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후속작을 기다려 온 독자에게 <파인더스 키퍼스>의 시작은 뜬금없다. 빌 호지스와의 재회를 기다려 온 독자는 돌연 1978년과 2009년 투 트랙으로 시공간을 휙휙 오가며 펼쳐지는 거침없는 이야기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재 작가 로스스타인의 <러너> 시리즈 속 지미를 흠모한 나머지 그의 변절(?)에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는 모리스가 은닉한 미발표 육필 원고가 30여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소년 피트에게 발견되는 이야기의 책장을 넘기는 걸 멈추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야기는 단순하다. 돈가방(금이나 보석)을 숨긴 이가 우연찮게 이를 발견한 이와 서로 주인을 다툰다는 설정은 숱한 영화를 통해 질리도록 보아왔으니까. 하지만 숨긴 이와 발견한 이가 임자를 다투는 그 대상이 미발표 원고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그 원고가 양 쪽 모두가 오매불망 사랑에 빠진 소설의 후속작이라면 더더욱.
'다시 읽어야겠어.' 그는 생각했다. 살짝 열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형광펜 들고. 줄을 긋고 외워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 너무 많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을, 살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 책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대책 없이 푹 빠져버린 순간을 말이다. 맨 처음 그런 느낌을 선물한 작품은 평생 잊히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시금 뜨겁고 강렬한 깨달음이 찾아온다. 그래! 그렇지! 맞아! 나도 느꼈어! 그리고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내 생각도 그래! 내 느낌도 그렇다고! (본문 180P)
이처럼 <파인더스 키퍼스>는 단순한 추리물이나 범죄물이 아닌, 문학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파인더스 키퍼스’란 의미심장한 제목은 단순히 미발표 원고의 주인이 누구냐를 떠나서 문학 작품의 주인이 창작자인지 이를 소구하는 독자인지를 묻는 곱씹을만한 의미의 제목인 것이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모리스의 뒤틀린 선택은 <미저리>의 애니를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파인더스 키퍼스>가 이렇듯 독립적인 재미와 속성 만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전편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읽은 독자든, 읽지 않은 독자든 깨어나서는 안 됐던 우리 친구(?) 브래디 하츠필드와 빌 호지스의 최종장에서의 대결을 기대하게 만드는 거대한 떡밥에 현혹될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에필로그는 책장을 덮는 동시에 다음 권을 기대하게 한다. 미국에서는 벌써 출간됐으니 이제 국내 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는 안도와 함께. 하지만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 극중 피트의 말처럼 “스포일러는 싫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