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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오랑캐의 옷을 입었소 - 이릉과 소무
도미야 이따루 지음, 이재성 옮김 / 시공사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역시 일본학자들은 자신의 빈약한 역사의 갈증을 중국이라는 방대한 역사에 대한 동경으로 대신하는 것 같다. 물론 철저한 분석과 비교는 중국학자들이 쓴 관점에서 우리가 느끼질 못하는 많은 부분을 일깨우게 하는데는 적격이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고대유물이 발견되면, 일본에서는 상당히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직접 자기네들이 과학적 기술로 참여하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다. 같은 역사내용이라도 일본학자들이 보는 시각은 상당히 세밀하고, 방대한 역사지식으로 철저하게 고증을 한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이릉과 소무에 대해서는 책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그렇게 내용이 없을 것 같은데, 사실 한무제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이릉과 소무는 같은 한나라의 충신이지만 이들의 행동을 비교하면서 각자 자신들의 운명적 정당성을 이릉은 제3자적인 환경에 의해서 한나라를 배신한 사람으로 소무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충신으로 기억되었지만,
우리가 이들의 충신, 배신자의 구분이 어떻게 보면 보잘 것 없이 보인다. 현재처럼 다양한 이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두 사람 모두는 자신의 결정에 많은 고뇌를 했고, 그에 따른 결정은 그 사람들애게는 충실한 결과였다고 본다. 아무튼, 전한시대의 영토의 확장과 흉노와의 끝없는 전쟁을 치루는 시기에 탄생한 이릉과 소무. 이들의 대조적인 인생을 비교해보는 아주 적절한 책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