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와 사람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조원희 지음 / 사계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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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한 사람이 보호소에 있던 개를 입양하면서 시작됩니다. 

만약 조금만 더 늦었다면 안락사되고 말았을 작은 개, 호두였죠. 


호두는 다리 골절이 오래되어 다리가 잘 펴지지 않았는데, 다행히 사람들의 후원금과 도움으로 두 번의 큰 수술을 끝마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호두는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전해졌고,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계속 다른 사람에게 보내졌어요. 


물론, 호두를 키울 수 없는 상황... 더 좋은 환경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저는 호두가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또 적응해야 하는 현실이 좀 안타까웠어요. 


(아니면 호두를 조원희 작가님과 만나게 하려고 어떤 운명이 이끌었던 걸까요? ㅎㅎ)





▶ 제목이 왜 <호두와 사람>일까? 


호두의 경우처럼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할 뻔 했다가 어떤 마음 착한 분들의 도움으로 구조된 것은 참 다행이라 생각해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말처럼 개를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대하자는 메세지도 느껴지고, 이 책의 마지막 장에도.. 호두가 살아갈 수 있는 과정에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사람의 선택으로 삶이 결정되어지고 마는 개는 과연 어떤 마음일까 싶기도 했어요. 애초에 보호소에 보내진 것도 어찌보면 사람의 탓이 아닌가 싶고요. 호두 같은 개들을 살리려고 노력하시는 좋은 분들이 있는 반면 방치하고 아무렇지 않게 사고 버리는 사람들도 그 반대쪽에 있으니까요. 



▶ 동물권에 대해서...


저는 끝까지 책임질 능력이 있고, 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개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문제는 이 규칙이 지켜지지 않아서 생긴다고 생각하고요. 동물권을 인권과 비교해서.. 인간이 동물보다 더 귀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건 생명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에요. 함께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문제.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휠체어로 버스를 타거나 할 때 타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는 휠체어가 보이면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비켜준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것이 미안해야할 일이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누려야할 권리라는 것이죠. 



▶ 빈틈이 있는 그림체


조원희 작가님이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나 그림체를 좋아하는데, 이 책의 경우도 군더더기 없이 흰 바탕에 단조롭게 그려진 그림들이 독특했어요. 일부러 여백을 남긴 느낌... 설명을 더 하고 싶지만 하지 않은 것 같이요.


호두는 그렇게 약 1년 4개월의 시간을 거쳐 조원희 작가님을 만났고, 작가님은 이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으셨대요. 어찌보면 그저 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특별한 이야기로 거듭난 것 같아서 놀라워요. 


조원희 작가님이 표현하지 않은 그 빈틈에 대해 함께 토론해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이그림책 포럼의 서평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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