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소설 다시 읽기 - 어제의 소설로 오늘을 치열하게 읽어내고 싶은 당신에게
김형준 지음 / 도서출판 해오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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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단편소설에 대해 아는 게 있던가?"라는 질문에서 선택하게 된 책.

내심 앞으로 어떤 책을 읽기 전에 '가이드' 삼아 봐야겠다 싶었다.


이 책에는 총 21개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내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가장 먼저 최근에 읽었던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펼쳤다. 

독서모임도 했으니,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해서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내용을 정리해 소개하기 보다는 이 소설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글의 길이에 따라 작품의 깊이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짧은 소설 한 편을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저자의 통찰력과 연륜이 부러웠다. 또 이미 소설을 읽은 사람도 새로운 관점을,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는 안 읽은 책으로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를 읽었다. 

하나코가 일본식 이름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의 별명이어서 재미있었다. 내가 만약 이 책을 읽었다면 나의 감상은 이렇게 두 인물의 상반된 지점으로 짚어내지 못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타인을 내가 원하는 대로 부르는 폭력성, 우리는 결코 타인의 본질을 알아낼 수 없다는 한계(심지어 자신 조차도!) 등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질문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기도 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달까!

이 소설은 다시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는 목차에서 궁금증이 일었던 이태준의 <복덕방>을 골랐다. 

점차 죽음이나 나이듦에 관심이 늘고 관련된 책들을 찾아 보던 중이었다. 죽음과 관련된 그림책도 어느새 많이 모았다.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사람들과도 죽을 때 어땠으면 좋겠는지를 얘기한다. 끝이 있다는 것은, 그 끝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것은 내 인생에 가장 큰 변수인지도 모른다. 또 이렇게 책을 통해 죽음을 접하고 있지만 의외로 실질적인 죽음, 죽은 이후의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래서 항상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집중하게 된다. 

이 소설은 과거 잘 나가던 노인 세 명이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 당시의 시대상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00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급변하는 세계와 동떨어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어서 약간의 위기감마저 들었다. 



한국단편소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가이드'북으로 찾아보면 좋겠고

▶ 읽은 사람이 다시 살펴봐도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또 좋은 소설을 통해 나도 모르게 내 삶을 비춰보게 된다. 

▶ 경험 많은 독자라면 저자의 말이 옳으냐 그르냐, 더 비판적인 감상을 할 수도 있겠다. 



책을 덮자 이 책에서 소개한 단편소설들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렁인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글을 읽지 않고 작품을 먼저 읽은 뒤 나의 생각과 비교해보고 싶다. 


세상엔 참 많은 정보가 있고, 좋은 책들도 계속 나와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스쳐지나가는 일이 될 때가 많다. '슬로우 리딩'이라는 말처럼 작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오래 생각하고 곱씹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시작점이 되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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