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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가 실제로 이렇게 두꺼운가 하는 호기심에 책을 펼쳤다. 아주 긴 모험 이야기 일 거라 짐작하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이 책에는 걸리버의 모험뿐만 아니라 여행지의 문화, 관습, 정치 등을 사실적으로 설명해 놓은 일종의 정치적 성격을 띤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의료사업을 직업으로 했던 걸리버가 16년 7개월 동안 항해를 하면서 겪은 갖가지 모험담을 늘어놓은 것인데 걸리버가 여행한 곳은 일반적인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었다. 난파로 인해 우연히 좌초하게 된 땅은 초미니 제국 <릴리퍼트> 인데 여기는 말 그대로 초미니 인종들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걸리버는 여기서 훌륭한 행동으로 <릴리퍼트> 사람들의 찬사를 받으며 생활하다가 결국 음모로 인해 그 섬을 탈출하게 된다.
영국으로 돌아온 걸리버는 다시 항해를 하게되고 사고로 인해 <브롭딩나그> 에서 살게 된다. <브롭딩나그>는 거인족의 나라로 걸리버는 역시 왕궁의 사랑을 받으며 생활하게 되지만 자유를 회복하고싶은 열망에 <브롭딩나그>를 떠나려는 계획을 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로 네덜란드 선박에 구출되어 집으로 무사히 귀향하게 된다.
집에서 평화로운 생활을 보내다가 다시 항해를 하게 되는데 해적들로 인해 좌초되어 하늘을 나는 섬나라인 <라푸타>를 여행하게 되는데 이 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생김새 등이 매우 특이하다. 다시 <라푸타>의 국왕에 복종하는 대륙의 모든 영토는 <발니바르비> 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걸리버는 그 곳의 수도 <라가도>를 여행하게 되면서 여러 지역들과 아카데미를 구경하게 된다. 다음에 마법사들의 섬인 <글룹둡드리브>를 여행라면서 고대의 유명한 학자들과 국왕들을 만나게 되고 왜곡된 진실들을 알게된다.
걸리버가 마지막으로 여행한 곳은 말(후이님)들이 지배하는 나라인데 걸리버는 이 여행에서 후이님에 대한 고귀한 존경과 경탄으로 그 나라에 눌러 살기를 원하지만 결국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걸리버란 인물에 대해 느낀 점은 그가 문화적 상대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달걀을 반듯한 쪽을 깨느냐 뾰족한 쪽을 깨느냐 하는 문제로 나라간의 싸움이 벌어진 것이나 사색에 너무 깊이 빠져들기 때문에 하인들이 항상 강낭콩 따위가 가득 든 오줌보로 때려줘야 하는 <라푸타>사람들에 대한 거부반응이라든지 혐오감을 그다지 느끼지 않고 그 나라의 좋은 점들을 본받으려고 하고 배우려고 하는 점들은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하는 점인 것이다.
걸리버가 겪은 이상한 경험들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속에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릴리퍼트> 이야기는 영국의 왕궁과 정치를 풍자하고 시기, 질투, 악습, 배신, 배은망덕, 권력추구, 욕망, 특히 위대한 것에 대한 증오 등 인간의 도덕적, 정신적 왜소함에 대한 가혹한 비판을 나타낸 이야기라고 한다. 결국 <걸리버 여행기>는 신비한 모험담과 선과 악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풍자를 주요 테마로 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