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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ㅣ 담푸스 세계 명작 동화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사이토 다카시 엮음, 다케다 미호 그림,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8년 2월
평점 :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들의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
우리는 나름 열심히, 진지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고양이가 봤을 때는 한낱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나쓰메 소세키는 고양이를 빌려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고, 이를 해학과
풍자로 승화시켰다. 우리가 중요시 여기고 살아가는 것들이 어쩌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름없는 고양이의 날카로운 관찰력이 돋보이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어보도록 하자.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원래 50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책이어서 어린이들이 읽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그림과 주요 장면을 글로 옮긴
담푸스 출판사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처음에 읽어보길 권한다.
고양이의 젠체하는 말투와 허풍스러운 행동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흥미를 갖고 읽어보게 될 것이다.


고양이의 말투를
보라.
"이 몸은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첫 문장부터 웃음을 유발하고, 기발하기 그지없다. 자기 자신을 '이 몸'이라 표현하면서도 이름이 없는
평범한 고양이로 소개하고 있다. 멋진 척 똑똑한 척 하지만 실은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하고 있는 고양이이다. 이런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고양이는 서생의 얼굴을 보며 털이 없어서 대머리같다고 말한다. 사람의 외모가 다른 동물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와 다른 것들에 대해 이상하게 여기고, 배척하기까지 하지 않은가. 그동안 너무 우리 입장에서만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고양이가 바라본 주인의 모습은 어떨까.
밖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선생이고, 집에서는 서재에 들어가 공부하는 근엄한 가장인데 고양이의
눈에는 한심한 인간일 뿐이다. 책을 펼친 채 침을 흘리며 낮잠자는 인간. 고양이는 주인의 무릎이나 등에 앉아 잠을 자기도 하고, 집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한다.

이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과도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새까맣고,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고양이는 이 고양이에게 쥐를 몇마리 잡아봤냐고
묻는다.
아직 잡아본 적이 없다고 말하자 큰 소리로 비웃는 새까만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