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이야기 더봄 중국문학 전집 1
쑤퉁 지음, 양성희 옮김 / 더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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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이야기는> 개혁개방을 시작했던 격변의 시대에 세 젊은이가 겪은 사건들과 비극을 작가 특유의 유머와 거침없는 대사로 녹여놓은 소설이다.


이 책의 작가 쑤퉁은 '마오둔문학상'과 '루쉰문학상'을 수상한 실력있는 소설가이다. 중국의 거대한 작가 위화도 극찬한 <참새 이야기>!

이야기는 바우룬의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 자기 마음대로 죽지도 못한 채 일흔을 넘긴 할아버지는 매년 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는다. 


p.20

'사람은 자기 장례를 직접 치를 수 없으니 사후 일은 생전에 준비해둬야 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머릿속에 있는 풍선이 빵 터지면 죽게 된다고 믿었다.

단란함과 화목함과는 거리가 먼 바우룬의 가족들은 이런 할아버지에게 불만이 많다. 어서 빨리 할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가길 바라는 가족들.


그러던 어느날 사진을 찾으러 갔던 바우룬은 할아버지의 영정사진 대신에 한 소녀의 사진을 보게 된다.그녀의 신비로운 모습이 계속 잊혀지지 않았는데... 


할아버지는 조상의 유골이 들어있는 손전등을 찾아 남의 집 나무 밑을 삽으로 파다가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세 젊은이가 만나면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바우룬은 할아버지를 감시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머물게 되고, 할아버지가 사고를 치지 못하게 밧줄로 매듭 묶는 방법을 개발한다. 그건 그가 가진 유일한 기술이자 장기였다. 


류성은 누나의 정신병때문에 이곳에 오게 된다. 정육점을 하는 부모 덕에 돈 걱정 없이 살아온 류성은 건방지고, 장난끼 많은 아이였다.


선녀는 정신병원의 정원사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가 시골에서 데려다 키우는 아이다.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고,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내는 소녀였다.


이 세 사람은 처음에 류성때문에 얽히고 섥히게 된다. 


바우룬이 할아버지 영정사진 대신 봤던 소녀의 사진이 선녀의 얼굴과 거의 비슷해 바우룬은 선녀에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콧대높은 선녀는 바우룬을 깔보고, 무시한다. 바우룬은 선녀와 함께 갔던 롤러스케이트장에서 화가 나 먼저 집에 오고, 선녀는 바우룬의 보증금을 꿀꺽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순순히 돈을 내놓지 않자 바우룬은 정신병원 뒤 취수탑에서 선녀를 밧줄로 묶고, 이후에 류성이 선녀를 겁탈하게 된다.


이렇게 세 사람의 관계는 절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얼룩진다.


선녀는 류성의 집에서 돈을 받고, 바우룬을 강간범으로 지목한다. 어리숙하지만 본성은 순수하고, 착한 바우룬은 10년 동안 감옥에서 썩게 된다. 류성은 이 사건으로 고개를 숙이며 자중하며 살고 있지만...


10년이 지난 뒤 세 사람은 다시 한 곳에서 만나게 된다. 자신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뜨렸지만 크게 복수하지 않고, 선녀에게 취수탑에서 춤 한번 추자고 제안한다.


선녀는 방탕한 삶을 살다가 한 사업가의 아이를 임신한 뒤 버림받는다. 그녀는 류성의 도움으로 바우룬의 집에서 살게 되고, 류성의 다정함에 잠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류성은 참한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선녀의 한마디로 인해 큰 비극이 일어난다.


아버지의 팬티를 찾던 바우룬에게 "그거 류성이 입고 나간 것 같아."라는 한마디에 바이룬은 머리가 돌게 된다. 그래서 류성의 결혼식 날, 류성을 무참하게 죽이게 되는데 이는 아마도 선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때문이었을까.


괴로운 날들을 보내던 선녀는 빨간 얼굴을 가진 아기를 낳게 된다. 선녀는 아기를 데리고, 비극으로 물들어 있는 취수탑으로 돌아와 바우룬 할아버지에게 아기를 맡기고, 결국 어딘가로 떠나버린다.


<참새 이야기>에는 참새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배경으로 2번 정도 나왔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새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중국 고사성어에서 따온 것으로 매미, 사마귀, 참새를 세 젊은이와 연결지을 수 있다. 눈 앞의 이익을 좇다가 재앙을 얻게 된 사마귀는 류성일수도, 바우룬일수도, 선녀일수도 있다.


조금만 더 서로를 아끼고, 보듬어줬다면 이런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텐데... 28세 안타까운 청춘들의 얼룩진 삶을 그린 <참새 이야기>를 통해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이 포스팅은 문화충전 200%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솔직 담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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