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지음, 정혜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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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건강을, 부모님과 친구들을, 현재의 시간을, 그리고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느낄 때는 이미 그것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인생을 충분히 즐기고 있나요?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고 있습니까?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의 저자 아난다 딜바르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전해줍니다.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죠.

병실에서 한 남자가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눈조차 깜빡일 수 없고,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왜 자신이 여기에 누워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주위의 소리에 귀기울여 봅니다.

 

그때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깊은 영혼'에서 나오는 목소리.

(p.22)"이렇게 되기 전까지 넌 날아다니는 새처럼 자유로웠어.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널 구속할 수 없었지. 넌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말야. 네 삶의 주인이었으니까."

 

식물인간이 된 채 누워있는 남자는 삶에 불만이 가득하고, 항상 누군가를 원망하며 대충 아무렇게나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의 여자친구인 라우라는 남자를 말려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은 남자는 큰 사로를 당해 병원에 오게 되었죠. 8개월이 지나고, 의식이 돌아왔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식물인간인 남자에게 '깊은 영혼'은 끊임없이 말을 걸어줍니다.

자기 삶을 책임지지 않고, 자책하며 살아온 세월들. 부모를 원망하고, 상황을 탓하며 상처로 가득했던 시간들.

'깊은 영혼'은 남자에게 자신을 자유롭게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등에 짊어지고 있는 원망과 회한, 죄책감을 벗어던지고, 현재를 살아가라고 말이죠.

 

병실에 누워있는 남자에게 부모님이 찾아옵니다. 아들의 생사를 이제야 알게 된 부모님은 그의 얼굴을 보자 평정심을 잃고 눈물을 흘립니다. 남들 앞에서 감정을 드러낸 적 없던 아버지가 흐느끼는 모습을 본 남자는 그제야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라우라의 모습도 보입니다. 라우라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바꾸려고 했던 자신이 후회스럽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일어나 라우라와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안아주고 싶지만...

'깊은 영혼'은 말합니다.

(p.96)"넌 우주의 일부가 아냐. 너 자체가 우주야. 네가 생명 그 자체이고."

(p.101)"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너는 영원의 일부였고, 죽으면 다시 영원의 일부로 돌아가. 우린 우리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짧은 시간을 부여받았으니, 최대한 그 시간을 활용해야 해..."

 

식물인간인 자신의 장기를 팔아 넘기기 위해 간호사는 남자의 생명 스위치를 하나씩 끄고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갓 태어난 자기 아이를 본 남자는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몸을 움직이게 되고, 기적처럼 새 삶을 얻게 되는데...

 

저자는 말합니다. 살아있는 한 매일 새로 시작할 기회가 있다고 말이죠. 과거를 탓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을 멈춰야하는 이유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남자가 깨달은 것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 살면서 그보다 중요한게 또 있을까요?  

이 책의 원 제목은 <The slave>로 '노예'라는 뜻입니다. 과거의 노예, 욕망의 노예, 상황의 노예, 운의 노예로 살아가기를 멈추고, 현재의 삶을 온전히 즐기며 살아가는 것! 인생을 살아가는 유일한 해법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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