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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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의 글은

재치와 위트가 넘치고, 가독성 또한 뛰어나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철학과 인문학적 내용이 만만치않아

책을 읽는 도중, 잠깐씩 멈춰 서며 생각을 정리해봐야한다.

 

고양이와 인간은 테러와 전쟁, 전염병으로부터

지금까지 쌓아올린 '문명'을 지켜내고,

마침내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낼 수 있을까.

 

책을 모두 읽기 전까지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는

흡인력 강한 소설이었다.

 

자아도취가 강하고, 모험심과 개척정신이 뛰어난

고양이 '바스테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문명과 고양이 문명을 다룬 소설

문명 1, 2

 

전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생각해볼 지점이 많은 소설이다!

이 책은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글을 읽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13)

 

욕심 많고, 탐구심 또한 뛰어난 바스테트는

인간처럼 글을 읽고, 쓰게될 날을 고대하며

자신의 모험담을 후세에 남기겠다는 다짐을 한다.

자신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재치있게 소개해주는 부분에서 벌써 혀를 내두르게 된다.

 

개인적이고,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고양이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재상이 아닌가.^^

자기 PR도 할 줄 알고, 단점도 쿨하게 인정할 줄 아는 고양이.

그는 지금까지 세상을 이끌어온 인간 대신

고양이가 이끄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여왕 자리에 앉는다.

 

바스테트는 인간 집사 나탈리, 아들 안젤로 등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마에 제3의 눈을 가진 피타고라스가 이웃집에 이사를 오게 된다.

제3의 눈이란 인간들이 피타고라스 이마 위에 구멍을 뚫은 후

그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게 만든 USB 단자라고 한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는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 들어가

모르는 것이 없는 스마트한 고양이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들은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전쟁을 시작하고,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갑자기 나타난 쥐 떼를 피해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 집사 나탈리 등이 인간과 고양이들을 이끌고

시테섬으로 피신하게 된다.

처음에 그들은 쥐 떼들을 간단히 물리쳤다.

하지만, 뛰어난 번식력과 놀라운 적응력을 지닌 쥐 떼들에게 포위되기에 이르는데...

인간 집사 나탈리는 고양이 문명을 만들어가려는 바스테트에게

중요한 개념 3가지를 알려준다.

<사랑, 유머, 예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전 책에서도 이 개념들을 중요시하는데

문명에서도 이 3가지 개념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과연 바스테트는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 3가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날이 올까.

바스테트 일행은 열기구를 이용해 섬을 탈출하기도 하고,

오르세 대학 기술자들과 협력해 전기 철망으로 쥐 떼들을 물리치기도 하지만,

피타고라스처럼 제3의 눈을 가진 티무르에 의해 위기에 처한다.

중세 정복자 중 유난히 잔인했던 실존 인물의 이름에서 따온

쥐 군단의 우두머리 티무르.

과연 바스테트는 티무르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 수 있을까.

그들은 지금까지 이룩해온 거대한 문명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수 있을까.

 

프랑스 내에서 쫓고, 쫓기는 전쟁을 너머

새로운 사회로 가게 되지만,

그곳에선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다음 이야기가 무척 기대된다.

 

'문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전 작품 '고양이'와 연결되는 소설이라고 한다.

아직 고양이를 읽어보지 않은 채로 문명을 먼저 읽게 되었는데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고양이를 먼저 읽었더라면 소설을 더 깊이있게 이해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조만간 '고양이' 읽기에 돌입하려 한다.^^

 

바스테트는 자신의 이야기를 '내일은 고양이'라는 제목으로 남기겠다고 말하는데

이 제목이 '고양이'의 원제라고 한다.ㅎㅎ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재치가 돋보이는 대사다.

 

에드몽 웰즈라는 가상의 인물이 남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는

실제 인류가 겪어온 역사와 다양한 배경지식들이 담겨 있다.

이 지식들은 소설 속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어

실제 이야기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고양이와 쥐, 개, 돼지 등 동물들이 앵무새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제3의 눈을 통해 고양이와 인간이 소통하는 장면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바스테트가 자꾸만 인용하는 어머니의 말,

라퐁텐의 우화 등을 통해

문명이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은

지구의 주인은 원래부터 인간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

고양이 혹은 쥐가 문명을 이끌어갈 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하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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