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과 장미
오스카 와일드 지음 / 내로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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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내로라는 매달 한 편씩

영문 고전 단편 소설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월간 내로라의 3월의 책 <나이팅게일과 장미>은

'행복한 왕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으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소설이다.

 

<나이팅게일과 장미>는 나에게 낯선 작품이었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행복한 왕자를 감명깊게 읽었기에

이 책 또한 무척 기대되었다.

 

짧은 이야기 속에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사랑을 위해 희생해본 적은 있는지

이 책을 읽고나서 되뇌어보게 되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예술을 위한 예술, 즉 유미주의를 추구한 작가다.

수려한 외모를 지닌 나르시시스트 오스카 와일드는

아내와 아들이 있었지만, 동성애로 감옥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연인 더글러스를 향한 그리움과

사회에 대한 원망 등을 담은 편지를 남겼고,

이 글은 책으로 출간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감옥에서 나온 후로는 글을 쓰지 않고 떠돌다 46세에 생을 마감했다.

자신의 삶만큼이나 독특하면서 냉소적인 글을 남긴 오스카 와일드.

그의 책 <나이팅게일과 장미>를 읽어보자.

한 학생이 절망적이고, 슬픈 목소리로 '빨간 장미'를 애타게 찾는다.

사랑하는 여인이 빨간 장미를 가져오면 파트너가 되어 준다고 했는데

도무지 빨간 장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참나무 둥지에서 이 소리를 들은 새 나이팅게일은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학생을 위해

빨간 장미를 찾아다닌다.

 

도마뱀, 나비, 데이지 꽃은

빨간 장미때문에 울고 있는 학생을 바보같다고 여기지만,

나이팅게일은 학생의 진심을 알아본다.

'사랑, 그 이해할 수 없는 신비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있는

나이팅게일.

나이팅게일은 장미들을 찾아가

"색이 붉은 장미를 나에게 줘."라고 말하지만,

노란 장미와 흰색 장미는 고개를 젓는다.

 

장미는 자신의 특징을 시처럼 아름답게 표현한다.

'저 넓은 바다의 거품만큼 하얗고,

산을 뒤덮은 눈보다 하얗지.'

'호박석 옥좌에 앉은 인어의 머리카락만큼이나 노랗고,

커다란 낫처럼 베어 내기 전 목초지에 만개한 수선화보다도 훨씬 노랗지.'

 

마침내 붉은 장미를 만나지만,

추운 겨울로 인해 잎맥과 꽃봉오리가 얼어버려

장미를 피워낼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붉은 장미를 얻을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나이팅게일의 가슴을 장미 가시에 기대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노래로 꽃을 피우고, 피로 물들인 장미.

나이팅게일은 자신을 알지도 못하는 학생을 위해

희생을 결심한다.

 

학생은 노래를 부르는 나이팅게일을 보며

'심금을 울리는 소리지만, 감정이 실리진 않았다'고 평한다.

'저 새는 진정성은 전혀 없고, 형식만을 중히 여기는 예술가'라고

자기 멋대로 생각한다.

'이토록 아름다운데 아무런 의미도 없고, 아무런 쓸모도 없다'고 말하는데...

학생은 나이팅게일의 사랑과 희생은 전혀 알지 못한다.

 

이야기는 반전과 비극으로 끝난다.

학생이 사랑했던 여인은

장미보다 보석을 귀하게 여기는 물질만능주의자였고,

이를 알게된 학생은 바로 여인에 대한 감정을 접어버린다.

 

목숨을 버린 댓가가 이렇게 허무할 수가...

 

책장을 덮은 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 책은 우리말과 영어가 동시에 적혀있고,

옮긴이의 해석이 담겨있어서

다방면으로 글을 읽고,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아름답지만, 허무하고 슬픈 동화.

<나이팅게일과 장미>를 통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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