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공감 안 되는 거였어? - 현직 대중문화 기자의 ‘프로 불편러’ 르포, 2021 청소년 북토큰 선정도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년 세종도서 하반기 교양부문 선정作 파랑새 영어덜트 2
이은호 지음, 김학수 그림 / 파랑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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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심각하게 분석하며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 숨겨진 불편한 장면들을

매의 눈으로 캐치하기란 쉽지 않은데...

대중 문화를 취재하는 이은호 기자는

영화 속에 존재하는 차별과 편견들을

<나만 공감 안 되는 거였어?>에 담아냈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깔깔대며 봤던 영화 속 장면들을 되돌아보며

혐오와 조롱, 차별과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에는 대중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11편의 영화 속 불편한 장면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가 본 영화 '수상한 그녀, 건축학개론, 청년 경찰' 부터 읽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봤던 영화인데

그 안에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담겨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나문희,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 편을 읽으며

가족 공동체 속 여성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일흔 살 노인이 스무 살 청춘이 되어 벌어지는 재미난 해프닝과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도 불편한 장면들이 담겨있다.

말순은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힘들게 아들을 키웠고,

그 아들은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말순은 아들만을 위하고 며느리에게 함부로 대하는

고부갈등의 주범이 되는데...

영화에서는 고부갈등의 원인을 제거하고,

해결할 수 있는 그 어떤 방법도 제시해주지 못한다.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말순의 행동에서 화가 치솟았을 것이다.;;

 

말순은 피를 흘리면 다시 늙은 자신으로 돌아가야하지만,

손자의 병을 고쳐주기위해 젊음과 꿈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이 장면에서 엄마 혹은 할머니의 희생을 당연시한 것이 아니냐고

불편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을 해본 나로서는

손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젊음과 꿈을 맞바꾸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이건 불편한 희생이 아니라,

손자에 대한 깊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 영화를 통해 미디어가 그리는 노인의 모습에 불만을 드러낸다.

결혼 생각이 없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할머니는 이래야 한다는 편견은 사라져야할 것이다.^^;

저자는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통해

사랑이 아닌 폭력, 범죄 장면들을 찾아냈다.

잠든 서연에게 살며시 입을 맞춘 승민을 보며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 혹은 로맨틱한 사랑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달리 생각해봐야할 때.

강제로 손목을 잡고, 벽에 밀쳐서 키스를 하는 건

엄연한 범죄라는 것이다.

성추행, 성폭행, 미투 등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지금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이런 장면은 더 이상 써먹지 않기를...

 

영화나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하곤 있지만,

실제 현실은 아니기에 판타지를 즐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흑인, 장애인 조선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

가족 내 여성과 남성의 역할, 외모지상주의 등

우리 곳곳에 만연해 있는 문제점들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잘못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만큼은

경계해야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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