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투라 CULTURA 2025.11 - Vol.137, 굿즈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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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쿨투라》 11월호 — 굿즈

이번 11월호의 주제는 ‘굿즈’입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해지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굿즈는 결국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위한 매개체다. 그야말로 가심비를 위한 제품 전부가 굿즈다.“
한유희 평론가의 문장이 이번 특집의 성격을 단정하게 드러냅니다.
요즘 사람들은 경험을 머릿속이 아닌 ‘물건’ 속에 담고,
굿즈는 그렇게 ”물질화된 감정의 기록“이 되어 우리의 마음을 대신 품어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
송석주 평론가는 굿즈를 영화의 연장선으로 바라봅니다.
영화는 시간예술이기에 한 번 재생되면 엔딩크레딧과 함께 사라져버립니다.
그 사라지는 감정의 잔향을 붙잡아두는 방식이 바로 굿즈라는 설명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박물관 굿즈 ‘뮷즈’를 다룬 백제나 작가의 글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굿즈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문화의 기억‘을 품은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 더 나아가 굿즈는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자신이 어떤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된다.“
굿즈가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적 언어라는 해석이 인상 깊었습니다.

💌
이지혜 평론가는 <러브레터>를 좋아했던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와 나도 저런 걸 만드는 사람이 되고싶어.“
곤도 마리에가 설레지 않는 것은 버리라고 했지만,
동경과 추억이 담긴 굿즈만큼은 쉽게 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
한석준 방송인은 취향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취향은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존중이다.“
”취향이 확고하면 좋은 점이 있다. 하나는 내가 행복하다는 것. ... 둘째는 주변 사람들이 나를 더 잘 알게 된다는 것.“
굿즈가 취향을 드러내는 가장 솔직한 표현이라는 사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
제주에서 작가·통번역가·해녀로 살아가는 올리비아 작가는
”그래서 오늘도 자연이 주는 대로, 전통을 입혀 창작을 이어간다.“라고 말합니다.
어떤 굿즈는 한 사람의 삶의 방식과 태도까지 보여주는 작은 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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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를 읽으며 우리가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지만 우리는 굿즈를 통해 순간의 끄트머리라도 붙잡고 싶어합니다.

좋아하는 마음,
동경하는 마음,
나를 존중하는 마음,
나의 삶과 누군가의 삶을
손에 잡히는 물성으로 남겨두는 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굿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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