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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사람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인가...모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기꺼이 내려놓으려는 삶'을 살려고 애썼던 인물이었다. 그런 모리는 루게릭 병으로 인해 마지막 죽어가는 그 때 까지도 다른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게 만들었다.
달라의 라마의 '행복론'이 생각난다. 맨 첫장에서 달라이 라마는 세상의 행복한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요, 명예를 지닌 사람도 아니요, 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자신의 생명이 꺼져가는 촛불과 같이 남은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고 말을 하였다. 모리역시 이런 달라의 라마의 말을 증명한 한 사람이라고 본다. 그는 맨 처음 루게릭 병에 걸려 시한부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진단받았을때 이렇게 말하였었다. '나 없이도 세상은 잘도 돌아간다는 사실에 난 그만 경악해버렸다.''병원 건물 밖으로 나오자 햇살이 따갑게 내리 쬐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느낀것도 잠시, 모리는 자신의 얼마안남은 삶을 즐겁게, 행복에 가득찬 삶으로 만들었다. 매일마다 친구들과 친척들이 찾아왔고 '생전 장례식'을 치르는 등 예전보다 활기찾게 생활했다.
'죽게 되리란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자기가 죽는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지. 만약 그렇게 믿는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될 텐데..'
모리가 우리들에게 주는 메세지이다. 그는 시한부 삶을 살기 전에는 자신의 삶이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렸을때 합격점을 받았을 것이지만 결국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평가를 한 결과 후회의 삶이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모리보다도 더 많이 세상의 것들에 의해서 찌들어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잃고 있지 않은지 자신에게 물어봤으면 한다.
'그 시절 난 부자는 모두 나쁜 사람이며,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죄수복이라고 생각했다. 잠에서 깨어 어디든 떠날 자유, 오토바이를 몰고 바람을 맞으며 파리의 뒷 골목을 누비고 티벳에 들어갈 자유가 없는 삶은 행복한 삶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랬던 내가 어찌된걸까?'
우리들의 현재의 주소가 여기에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결국은 남들이 좋다고 여기고 귀중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나 역시 쫓아서 살아가는 삶이 아닌가...
우리 역시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이 젊은 시절일 수도 있고 늙은 이후일 수도 있다.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내 엉덩이를 닦아줘야만 된다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 모리가 한 말이다.
그렇다. 지금의 나는 생기 넘친다. 그렇지만 미래의 내 모습은 나 역시 '불확실성' 앞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미래의 내 모습이 누군가가 내 엉덩이를 닦아줘야만 하는 상황이 놓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될 지언정 이제는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도록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바뀌면 어떨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