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책.
미술작품을 소재로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얘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생각과 가치관 관점에 따라 많은 논란과 이견이 있을 수 있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될 수 있기에 어떤 주제에 대해서 가타부타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다만 그러한 문제의 현상을 살펴보고 과연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라고 오히려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섣부른 주장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생활의 여러 불편한 사실들과 그것으로부터 연유되는 철학적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문제들(누구나가 한 번쯤은 고민해 봤거나 아니면 고민해야봐야 할 것들)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온다.

여성, 가난, 장애, 이주민, 성폭력, 성소수자, 제노사이드,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고전적인 문제도 포함하여 새로운 시대에서 대두되는 기계화와 고령화 소외의 문제, 육식에 따른 동물권 등도 거론하며 시종일관 불편함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작은 불편함이 큰 변화의 시작, 단초가 되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며, 당연히 여기는 것들에 대한 낯선 시선 주기랄까, 그것을 통해 자신을 비추어봄으로써 타인에 대한 암묵적 잠재적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결국 고민과 실천을 통한 해결은 우리 자신의 몫이라는 뭐 그런 결론에 다다르는 책.

인권에서의 여러 이슈들을 미술이라는 소재를 빌어와 주의를 환기시켜 주는,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작품의 단순한 면만이 아닌 그 시대 정신을 콘텍스트를 읽어내고 감상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물론 거꾸로 작가 또한 시대적 고민과 상황을 담아내야하며 녹여낼 수 밖에 없는 사실도.

조금 더 편한 세상이 되어가기 위해선 불편한 미술감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만 그걸 마냥 불편해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나의 편안함이 너의 불편과 희생을 전재로 한다면 그건 또 다른 이름의 폭력일 뿐이기에 조금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꿈꾸는 예술과 그것을 향유할 우리가 있는 한 희망은 언젠가는 우리 앞에 현실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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